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24일 오사마 빈 라덴과 그와 관련된 테러조직들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라고 지시한 것은 ‘테러와의 전쟁’의 첫 번째 가시적인 조치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는 부시 행정부가 테러와의 전쟁이 단순한 군사적 응징 차원이 아니라 경제적인 고사작전까지 포괄한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응징이 될 것이라고 천명한 것을 확고히 뒷받침해 주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이 ‘테러리스트 재단에 대한 타격’이라고 명명한 이번 자산동결 조치에는 빈 라덴과 연관이 있는 미국 내 27개 개인 및 단체들이 포함돼 있다.
이 중에는 빈 라덴과 아미만 알 자와하리, 모하마드 아티프 등 테러리스트를 비롯해 알 카이다, 알 지하드(이집트 이슬람 지하드), 아부 사야프 그룹, 무장 이슬람 그룹(AIG), 우즈베키스탄 이슬람운동(IMU) 등의 테러단체가 들어 있다.
또 일부 인도주의단체와 금융기관, 무역회사 등도 포함됐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 콜린 파월 국무장관과 폴 오닐 재무장관까지 배석시켰으며 이번 조치가 단순히 미국 내에만 한정되지 않고 국제적 차원으로 확대될 것임을 밝혔다.
그는 “이번 명단발표는 시작에 불과하다”는 말로 이를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전 세계 은행과 금융기관에 테러리스트와의 거래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면서 “그렇지 않으면 미국 내에서의 모든 비즈니스가 중단되는 위험을 감당해야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파월 장관은 “이번 테러로 전 세계 80여개국의 국민이 희생됐다”면서 “테러리스트들의 자산을 추적해 동결시키는 일은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국가의 협력 아래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일본은 21일 아프가니스탄 집권 탈레반 정권과 빈 라덴 관련 인물들의 금융거래를 금지한다고 발표했고 일부 서방국가들도 비슷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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