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립 버클리대학에 다니는 미국인 친구와 함께 서울 강남역에 놀러 나온 대학생 L씨.
지하철역을 막 빠져나오는데 한 무리의 ‘홍보 걸’들이 유명 트랜스젠더 연예인이 광고모델로 나선 화장품 샘플을 건네주었다.
몇 발걸음을 떼자마자 또 한 무리의 ‘홍보 맨’들이 나타났다.
“○○사이트 아바타 스티커입니다.”
100m도 안 되는 거리를 걷는데 식당 소개 전단지부터 나이트클럽 웨이터가 건넨 사탕이 두 손 가득 찼다.
미국인 친구는 화장품 매장 앞의 염색 시범, 각종 즉석복권 긁기 행사며 현란한 춤을 선보이는 내레이터 모델들을 흥미롭게 쳐다봤다.
“이렇게 거리 전체에서 ‘스트리트 마케팅’을 벌이는 나라는 정말 처음 봐. 한국은 마케팅 종사자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인가 봐?”
‘대출 이자 파격 세일’ ‘비디오방 할인 쿠폰’ 등 작은 전단지를 집요하게 건네는 ‘마케팅 요원’들까지 떠올린 L씨는 자신도 모르는 새 고개를 여러 차례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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