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인구는 많이 늘고 일할 사람은 조금씩 늘어난다.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2000년 인구주택 총조사’의 결과를 보면 한국 사회가 이미 고령화의 문턱에 들어섰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청장년 인구의 부양부담은 커졌고 머지않은 장래에 노동인력 부족현상도 나타날 것으로 우려된다.
▽고령화 속도 빨라졌다〓‘노령화지수’가 95년 25.8에서 작년 35.0으로 커져 한국 사회가 이미 본격적인 고령화의 길로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노령화지수는 65세 이상 고령인구를 15세 미만의 유소년인구로 나눈 비율로 30이상이면 ‘고령인구’로 분류된다.
전체 인구를 나이순으로 세웠을 때 한가운데 서는 사람의 나이인 ‘중위(中位)연령’도 32.0세로 95년(29.7세)보다 2.3세가 높아졌으며 여자의 중위연령은 33.1세, 남자는 31.0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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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면지역의 중위연령은 40.8세로 동지역의 31.0세, 읍지역 32.8세보다 월등히 높아 농촌지역 고령화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가족 해체 가속화〓이혼율은 25세 이상 전 연령층에서 증가하면서 95년에 비해 0.9%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45∼49세 1.9%포인트, 50∼54세 1.7%포인트, 55∼59세 1.4%포인트로 평균이상으로 늘어 ‘중년이혼’이 더 많아졌다. 65세 이상 고령인구의 세대구성 가운데 ‘고령자+자녀+손자’로 구성된 3세대 이상 가구의 비중(30.8%)은 95년에 비해 8.9%포인트 줄었고 ‘부부’로 구성된 1세대 가구(28.7%)는 5.4%, 혼자 사는 노인(16.2%)은 2.9%포인트 늘어나 대가족체제는 급속히 해체되고 있었다. 미혼율은 25∼30세에서 8.6%, 31∼34세에서 6.3%가 증가하는 등 ‘만혼(晩婚)’풍조도 확산됐다.
▽일할 사람은 조금씩 늘어난다〓노동가능 연령층인 15∼64세의 청장년 인구는 3297만3000명으로 95년보다 4.1%포인트 늘어났다. 그러나 증가율은 △85년 14.0% △90년 13.2% △95년 5.3%로 급격히 둔화되고 있었다. 이에 따라 고령인구 1명을 부담하는 청장년의 숫자는 95년 12.0명에서 작년에는 9.8명으로 줄어 청장년층의 노인층 부양부담이 커졌다. 윤형백(尹亨佰) 통계청 인구조사과장은 “장래에 노동인력 공급의 부족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늦게 입학해 오래 다닌다〓6세 연령아동의 재학률은 31.3%로 95년의 36.2%보다 4.9%포인트, ‘조기취학 붐’이 일었던 90년 39.0%에 비해 7.7%포인트나 줄었다. 이는 조기입학한 아이가 다른 아이들로부터 ‘왕따’당할 것을 우려하는 부모들이 늘었기 때문. 재학기간은 길어져 평균 교육연수는 10.59년으로 평균 고등학교 2학년 수준의 교육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들간의 ‘거리’는 좁아졌다〓세계인구 중 한국인구의 비율은 0.76%로 95년의 0.79%보다 줄었다. 인구밀도는 95년 449명/㎢보다 13명/㎢이 늘어난 462명/㎢로 방글라데시(897명/㎢)와 대만(617명/㎢)에 이어 세계 3위를 차지했다.
sanju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