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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장 깎아 소방도로 낸다니…"봉일천초등교 학부모들 반발

입력 | 2001-09-25 18:58:00


경기 파주시가 소방도로를 개설하면서 초등학교 운동장 일부를 포함시켜 학교와 학부모의 반발을 사고 있다.

폭 6m의 소방도로가 지나게 될 파주시 조리면 봉일천리 봉일천 초등학교는 46학급 1700여명이 재학중으로 6579㎡의 운동장 중 9분의 1가량인 724㎡가 소방도로로 편입될 예정이다. 공사가 진행되면 학교 담장이 허물어지고 담을 따라 운동장 안쪽 2∼4m가 소방도로에 편입된다.

파주시는 최근 도시계획상 도로부지인 학교 운동장 일부에 소방도로를 개설하겠다고 공식 통보했으며 학교측은 소방도로의 효용 가치가 낮고 사고 위험이 높다는 이유로 계획 철회를 공식 요구, 시와 마찰을 빚고 있다.

학부모들은 기존 도로가 학교 정문 15m앞에 있는데 굳이 소방도로를 만들 이유가 없다며 22일 파주시청 앞에서 계획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으며 인근 주민들과 함께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한 상태.

봉일천초교는 인구 급증으로 학생수가 늘어나고 있으나 증축을 하지 못해 도서실, 강당 등을 교실로 개조해 사용하는 실정이며 지난해부터는 교무실도 없애고 교실로 개조했다. 또 전교생이 한데 모여 치르던 운동회도 운동장이 좁아 학년별로 치를 정도.

대책위 최경숙위원장(42·여)은 “비좁은 학교를 늘려주지는 못할 망정 운동장까지 빼앗아 가려는 의도를 모르겠다”며 “등교 거부와 함께 파주시민을 상대로 한 서명운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파주시는 이미 도시계획에 소방도로 개설이 포함되어 있었으며 사고 예방을 위해 안전시설을 설치한다는 등의 이유로 공사 강행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다.

파주시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까지 토지 보상 등 모든 절차를 마무리하고 공사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