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최악의 테러쇼크로 뉴욕증시가 나흘간 폐장했다가 다시 문을 연 지난 17일. 급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보안관련주만 올랐다. 주가가 하루만에 두배 수준으로 뛰어오르는 등 100%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한 것. 테러사건으로 매출이 급증하리라는 기대감 덕분이다.
국내에서도 보안관련주에 시장의 관심이 모여졌는데 대표적인 종목이 코스닥시장에 등록된 3R. 디지털보안감시장비(DVR)를 수출하는 이 회사는 최근 인천 남동공단에 위치한 생산공장을 24시간 풀가동하는 등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장성익 사장(사진)은 “테러사건 이후 미국 현지의 각 보안담당자들로부터 점검 및 업그레이드, 신규 주문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3R의 올상반기 경영실적은 무척 부진했다. 74억원 매출에 16억원이 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 99년부터 열리기 시작한 DVR시장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위축된 데다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추진한 통신장비사업이 결국 실패, 사업을 정리하는 등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겪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7월에 수주한 217억원 규모의 중국 공급물량이 하반기부터 시작되는 데다 테러사건을 계기로 DVR시장이 확대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최근 3R에 대한 투자의견을 상향조정한 현대증권 김희연 애널리스트는 “3·4분기까지는 적자가 지속되겠지만 4·4분기에는 흑자로 전환돼 2001년 전체로 소폭의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3R은 이미 미국 시카고 오해어공항과 군사보안시설, 공공기관 등에 DVR을 공급해왔지만 테러사건 이후 새로운 공급계약을 체결하지는 못한 상태. 네트워크망에 연계되는 제품 특성상 정식 계약을 체결하기까지 통상 3개월 가량의 시간이 걸린다는 게 3R측 설명.
“아날로그 CCTV를 대체하는 DVR은 그동안 비용이 부담이었습니다. 그러나 대형 테러사건이 발생한 뒤로는 제2의 테러를 막기 위해 보안장비에 대한 투자 우선순위에서 올라가고 있습니다.”(장사장)
감시용 카메라로 입력된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전환, 영상을 압축 복원해 장시간 녹화 및 신속 재생하는 고해상도 보안솔루션시스템인 DVR은 국내 기업들이 세계전시회에서 연이어 최고상을 수상하는 등 우리나라가 주도하는 신규 시장으로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설리반은 2001년 전체 CCTV시장의 30%가 DVR로 대체되는 데 이어 2003년 이후에는 16억달러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측했다.
3R 경영실적(단위:백만원)연도매출영업이익경상이익당기순익1999년8,1512,2512,2821,9432000년26,5893,2824,4321,9042001년 상반기7,440-2,606-2,601-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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