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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휴대전화따라 가는 길 달라요"

입력 | 2001-09-25 19:20:00


《휴대전화 번호 앞자리가 외출 및 쇼핑의 동선(動線)을 결정한다?

휴대전화 가입자 2800만명 시대. 이동통신회사간 서비스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가입자에게 할인혜택을 주는 각종 가맹점도 크게 늘어났다.

음식점 미용실 패스트푸드점 영화관 등 이들 가맹점은 이동통신회사별로 각양각색. 할인혜택 서비스에 민감한 10대 후반∼30대 초반 고객 가운데 이들 가맹점만 고집하는 ‘알뜰파’가 늘어나면서 이동통신회사 가입자별로 자연스럽게 활동 동선이 나누어지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가맹점 투어〓“이제부터 할인혜택이 없다고요? 7월까지만 해도 가능했었는데….”

21일 낮 12시 서울시내 한 패밀리 레스토랑을 찾은 대한항공 사내 커플 한재영씨(31)와 김현숙씨(26)는 ‘011 TTL’ 가맹점이 바뀌었다는 얘기를 듣고 과감히 베니건스로 발길을 돌렸다.

베니건스는 지난달부터 011 TTL 가입자에게 평일 20%, 주말 10%의 할인혜택을 주고 있다.

베니건스 관계자는 “가입자 수가 많고 할인혜택에 적극적인 신세대 비율이 높은 TTL과 계약을 하면서 매출이 20% 이상 상승했다”고 말했다. 반면 이전에 할인혜택을 받던 017 ‘아이클럽’ 회원 고객 수는 감소하고 있어 빠르게 ‘물갈이’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패밀리 레스토랑 2인 기준 식사비는 평균 3만∼4만원대.

한씨 커플은 평일기준 20% 할인율을 통해 8000원을 절약했다.

식사를 마치고 구두전문점 ‘미소페’에 들른 두 사람. 14만원대 로퍼를 구입하니 1만4000원이 절약됐다.

저녁시간.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찾은 ‘마르쉐’에서도 식사비 1만원가량을 절약할 수 있었다.

김씨는 “하루 동안 TTL카드 하나로 3만원 이상 아낄 수 있었다”며 “사용금액이 높을수록 혜택의 위력이 더 크게 느껴지는 만큼 평소 수첩에 할인받을 수 있는 가맹점을 적어놓고 찾아다니게 된다”고 말했다.

▽찾아가고 골라간다〓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몰 내 메가박스 매표소 앞에는 평소보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다.

이 날은 016, 108 ‘KTF 멤버스’ 회원들이 무료 상영권을 받을 수 있어 매표소에서부터 KTF 카드를 건네는 사람들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메가박스 관계자는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은 KTF 회원들이 몰려들면서 전체 관객 수가 3000명 이상 늘어난다”고 말했다.

윤지완(24·서울대 의대 본과 3년) 혜완씨(22·맨파워코리아 마케팅 담당) 자매도 꼼꼼히 따져 보고 할인 받을 수 있는 매장을 찾아다니는 알뜰족.

“쿠폰이나 할인카드 없이 정가를 다 치르고 나면 왠지 손해보는 느낌이 들어요. 특히 목돈이 꽤 드는 레스토랑이나 미용실을 찾을 때 할인혜택을 받으면 뿌듯한 기분까지 들지요.”

이들이 즐겨 찾는 곳은 ‘019 카이’ 회원에게 식사비를 할인해 주는 패밀리 레스토랑 우노와 전국 1300개 체인점에서 월 3000원까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게토 PC방 등.

동생 혜완씨는 “특히 ‘019 카이존’이 설치돼 있는 장피엘 미용실에서 커트, 염색 등을 하면 가입자에게 40% 할인해주기 때문에 서비스에 따라 2만원 이상을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미용실 송진하 부원장은 “할인혜택을 주면서 ‘019 카이’ 회원들이 전체 손님의 50%에 육박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가맹점 관계자들은 “파격적인 할인혜택을 줄 경우 당장은 부담이 되지만 장기적으로 고정 고객이 늘어나 매출에 큰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bright@donga.com

▼문화공간 이런곳도…▼

이동전화 회사들이 유동인구가 많은 번화가 곳곳에서 운영하는 복합 문화공간. 깨끗하고 현대적인 분위기 속에서 ‘한 박자’ 쉬어갈 수 있는 각종 ‘존(zone)’들을 적극 이용해 보자.

▽TTL존, TTL캠프〓SK텔레콤이 서울의 신촌 강남 압구정동 명동 등과 부산 서면 부산대, 대구 동성로 등 전국 14곳에 문을 열었다. TTL존에서는 PC와 프린트 팩스 등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DVD영화 감상, 동아리방 서비스 등도 쏠쏠하다. 전국 13개 대학 캠퍼스 내에 설치된 TTL캠프에서도 TTL존과 같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Na+AZIT(나지트)〓KTF가 운영하는 나지트존은 현재 서울 대학로 압구정동 등 총 10군데에 있다. 인터넷 서핑, 게임, 화상 채팅은 기본이고 테마 영화관, 포토 갤러리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매월 16일에는 ‘공짜’ 이벤트도 열린다.

▽드라마하우스〓여성전용 문화생활공간으로 016, 018 드라마하우스 가입자들을 위한 곳. 서울 명동에 위치한 5층 건물에 북 카페, PC 이용 공간, 화장을 고칠 수 있는 파우더룸이 설치되어 있다. 각종 문화강좌, 미니 콘서트가 열리는 스튜디오와 안심하고 자녀를 맡길 수 있는 탁아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26일 지하철 강남역 씨티극장 옆에 강남점도 들어설 예정.

▽카이 존〓LG텔레콤은 서울 명동 신촌 압구정동 등에 있는 장피엘 미용실에 인터넷 검색 부스를 마련했다. 셀프 메이크업 화장대 등도 준비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