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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남 건교 89년 땅투기 의혹

입력 | 2001-09-26 18:12:00


한나라당 안경률(安炅律) 의원은 26일 안정남(安正男) 건설교통부장관이 89년 국세청 부가가치세 과장으로 재직할 때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휘문고교 옆 땅 125평을 6억2500만원(평당 500만원)에 매입했다고 주장하면서 부동산투기 의혹을 제기했다.

안 의원은 국회 건설교통위의 건교부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주장하면서 “이 땅은 95년 재산신고 당시 시가로 17억여원에 이르며 현재 안 장관의 셋째동생이 주차장으로 용도변경해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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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서울올림픽 이듬해 부동산가격이 천정부지로 급등할 무렵 당장 사용하지도 않을 땅을 구입한 것은 차액을 노린 전형적인 부동산투기”라며 “당시 과장 월급으로 수억원을 들여 서울 강남의 노른자위 땅을 구입하는 것이 가능했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안 장관은 “80년에 일선 세무서장으로 발령받아 나갈 때 1억5000만원의 저축이 있었는데 당시 1년에 (이자가) 33%가 되는 재형저축에 들어 6년 후에 4배가 됐고 그 돈으로 부동산을 샀다”며 “그 사항은 (공직자) 재산목록에 소상하게 나와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관련 법규를 확인한 결과 안 장관의 재형저축 주장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재형저축은 ‘재산형성 저축’의 준말로 76년 정부가 저소득 근로자의 주거안정과 목돈 마련을 지원하기 위해 ‘저축증대와 근로자 재산 형성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다른 예금상품보다 비과세 혜택 대상을 훨씬 크게 만든 제도.

이 제도는 재형저축에 가입할 수 있는 사람을 월 급여액이 가입 당시 기준으로 60만원 이하의 저소득 근로자로 하고, 매월 불입 가능액도 5000∼8만원으로 제한하며, 불입방식은 매월 월급여나 상여금에서 일정액을 붓도록 하는 ‘적금식’으로 설계된 제도.

따라서 안 장관이 당시 월급여가 60만원 미만이었다고 하더라도 월 최대 8만원밖에 불입할 수 없어 재형저축을 통해 6년 동안 6억원을 만들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특히 1억5000만원을 목돈으로 재형저축에 불입했다는 것은 제도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같은 반론이 제기되자 안 장관은 이날 저녁 속개된 국감에서 “재형저축에 가입했다는 것이 아니고 1억5000만원의 예금을 이자율이 25∼30%대인 고금리 금융상품에 예치하거나 주식에 투자해 3년 후에 돈을 4배로 불렸다”고 말을 바꿨다.

안 장관은 민주당 이희규(李熙圭) 의원이 “89년 부동산 구입 자금 출처가 석연치 않으니 명확히 해명하라”고 추궁하자 “오전 설명에는 다소 착오가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장관은 또 각 언론사에 해명 자료를 보내 “이 돈으로 구입한 부동산은 전혀 하자가 없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안 장관은 이에 앞서 97년 국세청 직세국장 당시의 수뢰 의혹에 대해 “검찰에서 5, 6개월 동안 자녀들의 저금통장까지 다 뒤졌으나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으며, (나에게 뇌물을 줬다고 진술했다는) 세무사 고모씨는 알지도 못하고 들어보지도 못한 사람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S주류상사의 매출액 급증 및 무안국제공항 골재납품 수주 등 동생들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서도 “전혀 개입한 사실이 없다”고 일축했다.

jng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