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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군사작전 변수]아프간내 지뢰 1000만개 ‘지상군 위협’

입력 | 2001-09-26 18:35:00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위한 공격 준비를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으나 아프가니스탄에는 첩첩산중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작전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 포스트지는 25일 “국방부 관리들은 구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주둔 때 매설된 약 1000만개의 지뢰가 미군에 큰 위험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미 육군이 올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유엔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엄격한 안전조치를 취하고 진행한 지뢰제거 작업에서도 16명이 목숨을 잃고 20명이 부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은 지난해 아프가니스탄에서 모두 1만3542개의 대인지뢰와 636개의 대전차지뢰를 제거했다.

아프가니스탄은 전 세계에서 지뢰가 가장 많이 매설된 국가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 나라 전역에 묻혀 있는 지뢰가 특수부대 등 지상군의 활동을 크게 위축할 것을 걱정하고 있다. 베트남 전쟁을 통해 지뢰사고의 부상자 치료 경험을 쌓은 전문 의료진이 대부분 은퇴한 것도 미국의 고민.

또 미국이 80년대 아프가니스탄에서 구 소련군을 몰아내기 위해 탈레반측에 제공했던 스팅어 미사일도 문제다. 미국은 당시 약 1000기의 스팅어 미사일을 제공했다가 전쟁이 끝난 뒤 이 중 200개 정도를 기당 5만∼10만달러씩에 되샀다.

그러나 아직도 탈레반측은 100∼200기 정도의 스팅어 미사일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돼 미국이 투입할 각종 항공기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탈레반은 이밖에도 오랜 내전을 통해 실전경험을 쌓은 5만명의 병력과 구형 미그 21전투기, SU22 전폭기, 공격용 헬기, 23㎜ 및 100㎜ 대공포, 장갑차 등의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은 이를 감안해 수도 카불과 제2의 도시 칸다하르에 대한 야간기습폭격으로 전쟁을 시작할 예정이나 이미 내전으로 사실상 모든 것이 파괴된 이들 지역엔 이렇다할 공습목표가 없는 실정이다.

그렇지만 미국은 일단 아프가니스탄의 비행장 활주로와 공군기, 빈 라덴의 테러 캠프, 탈레반의 군지휘부대 등을 초토화한 뒤 델타포스 등 특수부대를 투입해 빈 라덴의 생포작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지는 전망했다.

그러나 빈 라덴 일행이 무전기와 휴대전화 등을 사용하지 않고 탈출을 시도할 경우엔 첨단 전자 추적장비가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 미국은 탈레반에 맞서고 있는 북부동맹과 남부지역의 게릴라들을 규합한 반(反) 탈레반 전선 구축을 모색하고 있으나 이들이 서로 반목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