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부 들어 급성장한 신안그룹 박순석(朴順石·60) 회장에 대해 내기골프 혐의로 26일 구속영장이 청구된 데 대해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용호(李容湖) 게이트’와 비슷한 시점에 터진 데다 업계에 신안그룹이 언젠가는 ‘청문회 대상 1호’라는 얘기가 나돌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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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회장이 여권실세와의 친분설을 흘리고 다닌 점에 비춰 ‘모종의 커넥션’에 대해 입막음을 하려고 미리 손을 댄 것이란 소문도 있고 여권 실세 그룹간 마찰에서 불거졌다는 얘기도 나온다. 박 회장은 평소 주위에 여권실세인 K씨, K의원, 여성 L씨 등과 친분이 두텁다고 말하고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박 회장은 6월 모처에 불려가 ‘꾸지람’을 들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박 회장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관할 검찰의 고위간부가 최근 들어 박 회장이 운영하는 골프장 발길을 끊은 이유가 궁금하다는 소리도 들린다.
박 회장은 25일 오후 6시20분쯤 수원지검 강력부 202호 검사실을 나오다 기자들에게 “(검찰이) 나를 집어넣기 위해 짜깁기 수사를 했다. 갑자기 나를 집어넣기 위해 수사했다”고 외쳤다. 그는 또 “골프를 했다고 집어넣다니…”라며 흥분했다. “왜 잡혀 왔다고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금품과 관련이 있다”고 말해 뭔가 있음을 암시하기도 했다.
이번 사건을 지휘한 수원지검 이훈규(李勳圭) 차장검사는 26일 “박 회장은 단순 도박사범이며 정치적으로 해석할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신안그룹이 대농으로부터 경기 화성시 관악CC(현 리베라골프장)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구 회원 600여명을 상대로 특별회원을 모집하며 1억3000만원씩을 요구해 이에 응한 200여명을 제외한 나머지 회원의 반발을 샀다. 이들 중 일부가 4월에 진정해와 내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의 수사정보도 유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당초 지난달 말 현장을 덮치려 했으나 수사정보가 흘러나가 박 회장이 8월말부터 9월초에는 골프를 하지 않았다”면서 “역정보를 흘린 뒤 22일과 23일 돈을 건네는 장면을 망원렌즈 카메라로 촬영한 뒤 현행범으로 체포한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도 박 회장의 ‘출신’과 ‘배경’을 의식하는 듯하다. 검찰관계자는 “박 회장에 비하면 지앤지(G&G)그룹 이용호 회장은 시장에 좌판을 벌인 격”이라고 말할 정도다. 검찰 고위간부는 “솔직히 요즘처럼 검찰 조직이 어수선한 때가 아니면 어떻게 박 회장을 잡아넣을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수원〓남경현기자>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