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은 삼성전자나 미국 마이크론보다 1분기(3개월)가량 뒤져 있지요. 그러나 공정방법의 차이로 우리는 비용이 이들의 30%밖에 안 듭니다. 우리가 마이크론보다 경쟁력이 있다는 것은 바로 이런 의미입니다.”
박상호(朴相浩·54) 하이닉스반도체 사장은 0.15㎛급 제품을 12월부터 생산하는 ‘블루칩 프로젝트’를 밝히면서 ‘하이닉스가 살아나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이 처럼 말했다.
미국 뉴헤이븐대를 졸업하고 휴렛팩커드와 IBM 본사에서 기술자로 활약한 박 사장은 “비용에서 가장 큰 몫이 감가상각비인데 새 장비를 투자한 다른 회사와 달리 우리는 기존 D램 장비(스테퍼)를 이용해 0.15㎛ 제품을 생산하므로 비용이 적게 든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분야는 회로선폭을 얼마나 미세화할 수 있는지와 제품을 얼마나 다양화할 수 있는지에 따라 기술력을 평가받는다. 현재 세계 반도체 업체들은 대부분 0.18㎛급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와 마이크론만이 0.15㎛급 제품 생산에 들어간 단계.
그는 “하이닉스는 1만4900명의 직원이 재정적으로 어려운 가운데도 기술개발에 노력 중”이라며 “LG전자와 합병하던 98년에 비해 직원은 11% 줄었지만 생산성은 300% 이상 늘었다”고 설명했다.
하이닉스 채권단은 현재 신규지원자금 여부와 규모를 결정하기 위해 안진회계법인에 실사를 맡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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