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어있는 安장관자리
안정남(安正男) 건설교통부 장관의 89년 서울 강남구 대치동 땅 매입 의혹에 이어 78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52평형) 취득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한나라당 안경률(安炅律) 의원은 27일 국회 건설교통위의 건설교통부 국정감사에서 “안 장관이 78년 12월 23일 자기 명의로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를 매입한 사실을 등기부에서 확인했다”며 “부동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아파트의 당시 시가는 1억5000만원 이상이라고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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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의원은 또 “가지고 있던 자금을 총 동원해서 고급 대형아파트를 구입했다면 보통 사람은 남은 돈이 거의 없어야 정상인데 1년도 채 안돼 80년에 다시 1억5000만원이라는 거액의 종자돈을 마련해 6년간 6억원으로 불려 대치동 땅을 매입했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추궁했다.
이어 그는 “1억5000만원이라는 돈을 마련하려면 80년 당시 4급 서기관 12호봉 기준으로 월 30만원 정도의 봉급을 모두 털어 넣어도 40년이나 걸린다”며 “안 장관이 어떻게 78년과 80년에 두 번이나 이런 거액을 마련할 수 있었느냐”고 따졌다.
그는 “안 장관이 어제 국감에서 처음엔 80년에 1억5000만원을 재형저축으로 넣어 6년 만에 4배로 불려 대치동 땅 매입자금을 준비했다고 주장하다가 이것이 불가능한 얘기라는 지적을 받자 ‘고금리 금융상품과 주식에 예치해서 증식시켰다’고 말을 바꿨는데 고금리 금융상품의 상세한 내용을 밝혀라”고 촉구했다.
안 장관은 이날 오전 집을 나서다 쓰러져 삼성서울병원에 입원, 국회 건교위 국감에 참석하지 못했다. 그는 지병인 근육암이 재발해 정밀검사를 받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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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안 건교의혹 수사 촉구▼
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27일 “안정남(安正男) 건설교통부 장관과 관련해 국세청 직세국장 시절의 수뢰 의혹과 부가세과장 시절의 부동산투기 의혹 및 동생들의 각종 사업 특혜 의혹은 지금이라도 수사를 하면 진상을 밝힐 수 있다”고 말했다.
권 대변인은 논평에서 “4·19정신 운운하며 언론사 세무조사 공작을 미화한 안 장관의 정체가 양파 껍질 벗겨지듯 하나하나 벗겨지고 있다”며 “안 장관은 비리 여부를 떠나 도의적 책임을 지고 즉각 장관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광근(張光根) 수석부대변인은 별도의 논평에서 “안 장관이 부동산 구입 자금에 대해 처음엔 재형저축으로 마련했다고 했다가 나중에 고금리 상품에 예치했다고 하는 등 말을 바꾼 것은 그의 이중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안 장관의 거짓말 여부는 당시 고금리 상품과 주식투자 내용을 추적해 보면 곧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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