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던 '제가 한 인기 하죠'
‘돌아온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38)은 미국프로농구(NBA) 워싱턴 위저즈에서 ‘희망의 마법사’가 될 것인가.
조던이 뛰게 될 워싱턴은 NBA에서 인기 없는 구단으로 유명하다. 이렇다할 슈퍼스타가 없었고 크리스 웨버, 주완 하워드 등 그나마 대학농구에서 이름을 날렸던 재목들이 입단했으나 추문에 휩싸이기 일쑤였다. 최근 13년 동안 플레이오프에서 단 1승도 못 올렸고 지난 시즌에는 19승63패의 형편없는 승률로 애틀랜틱 디비전 최하위에 그쳤다. 97년 범죄를 연상시키는 불리츠(총알)라는 팀 명을 갈아치우고 새 홈구장인 MCI센터도 마련했지만 팀 분위기는 나아질 게 없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팬들의 외면을 받았고 관중 동원에도 늘 애를 먹어 체육관은 반도 안찰 때가 많았다.
하지만 조던의 컴백으로 워싱턴은 일약 인기 구단으로 떠오를 전망. 조던이 코트 복귀를 공식 발표한지 하루가 지난 27일 워싱턴 구단 사무실에는 티켓 예매를 문의하는 전화가 폭주해 업무가 마비될 정도. 워싱턴의 홈에서 열리는 41경기를 모두 볼 수 있는, 1장에 1850달러짜리 시즌티켓도 날개 돋친 듯 나가고 있으며 10, 20경기를 묶은 패키지 티켓도 동났다. 한 구단 관계자는 조던 복귀 이후 이틀 사이에 1000장의 시즌 티켓이 판매됐다고 밝혔다. 이런 열기라면 워싱턴 구단은 역대 최고 시즌 티켓판매를 기록했던 97년 1만2000장을 넘어 1만3000장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
다른 구단들도 상황은 마찬가지. 평소 워싱턴과의 경기에는 파리가 날렸으나 올 시즌에는 180도 달라졌다. 보스턴 셀틱스는 이미 워싱턴과의 홈 2경기 입장 티켓이 다 팔려나갔으며 조던의 친정팀인 시카고 불스 역시 워싱턴전에서 한몫 챙기기 위해 당일 입장권을 줄이는 대신 값비싼 패키지 티켓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이런 열기로 그동안 발길이 끊어졌던 TV 중계도 워싱턴 경기를 편성하기 위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마흔 줄을 바라보는 조던이 가세한 워싱턴이 곤두박질친 성적을 확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 하지만 시즌 개막 전부터 미국 전역을 강타하고 있는 ‘조던 열풍’은 침체에 빠진 워싱턴에 한줄기 빛을 던지고 있다.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