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년도 광고
왜 여성잡지 첫페이지에는 어김없이 여성 속옷광고가 등장할까.
10대들이 보는 이른바 ‘중철지’, ‘여성동아’ 같은 주부지, ‘보그’ 한국판 같은 라이선스지 모두에서 발견되는 공통 현상이다. 여성지가 대중화 된 30여년 전부터 한국에서만 관례화돼 있는 ‘전통’이다.
여성 속옷업체 관계자들은 페이지 수가 많은 잡지의 특성상 ‘프리미엄 페이지’라 불리는 첫페이지의 광고효과가 단연 높아서 이를 ‘사수’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TV광고에서는 아직도 브래지어에 팬티차림은 “선정적이다”는 이유로 제약을 받을뿐더러 같은 이유로 외국처럼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옥외광고판들을 설치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인쇄매체 중에서도 여성잡지만큼 광고비 지출에 따른 수익창출이 뒤따르는 경우가 드문 것도 원인.
여성잡지의 관계자는 “첫페이지 경쟁이 치열하지만 웬만하면 ‘오래된 광고주’ 임을 의식, 국내 여성속옷업체에 우선권을 주는 것이 상례로 돼 있다”고 말했다.
84년도 광고
속옷광고의 모델은 십중팔구 외국인이다. 한국 모델의 경우 몸매의 볼륨감이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점도 있지만 인기연예인들이 노출을 극도로 꺼리는 탓도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속옷브랜드 ‘빅토리아 시크릿’에는 나오미 캠벨, 클라우디아 시퍼 등의 슈퍼모델과 니콜 키드먼 같은 여배우가 섹시한 속옷을 입고 광고에 출연한 바 있다. 인기인이 등장한 것도 2, 3년 전부터인데 가수 박지윤은 얼마 전 비비안의 브래지어 광고에 겉옷을 입고 출연, 1억이 넘는 모델료를 챙기기도 했다.
그나마 요즘 예외적으로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곳이 케이블 TV의 홈쇼핑이다. 팬티를 입은 모델들을 클로즈업해도 심의에 저촉되지 않기 때문이다.
cij19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