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재산종합보험을 갱신한 국내 한 전자회사는 지난해에 비해 3배 정도 많은 200억원가량을 보험료로 내야했다. 이처럼 폭증한 보험료를 내면서도 보험가입에 많은 곤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 테러사건으로 인한 해외 보험산업의 충격파가 국내 항공업계는 물론 다른 산업에도 급속히 퍼지고 있다. 보험가액 1000억원 이상으로 해외 재보험이 필요한 기업들은 최소 20%에서 최고 수백%까지 보험료를 더 내야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27일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들은 화재사고가 없었던 전자 시멘트 업종의 국내 대기업은 올해 재산종합보험계약 갱신시 지난해보다 20∼50%, 사고가 났을 경우에는 최소 2배의 보험료를 내야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손해율이 높은 석유 화학 방직 방적 목재업종의 대기업은 100%가량의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손보업계의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만의 지진 등으로 최근 몇 년 동안 재보험시장은 급속히 악화된 데다 이번 테러로 치명상을 입었다”며 “재보험사들이 보험료를 올릴뿐더러 위험 업종 물건은 아예 인수를 잘 안 하려한다”고 말했다.
더구나 테러로 인한 전쟁발발 위험이 높아지면서 선박에 대한 전쟁보험료 역시 평균 4배 인상됐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로이드보험 등 전쟁보험협의체와 국내 해운업체들은 최근 전쟁보험료를 평균 선가의 0.009∼0.01%에서 0.04%로 인상하는 방안에 합의해 27일 오전 9시부터 발효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각 선사가 부담해야 할 보험료는 현대상선의 경우 월평균 3만9000달러에서 15만6000달러로, 한진해운은 월평균 2만5000달러에서 10만달러로 각각 늘어나는 등 큰 부담을 안게됐다.
또 해운업체들은 전쟁보험료와는 별도로 ‘전쟁구역’을 운항할 경우 추가보험료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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