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이 심해지면 서울에서 천식 발작으로 입원하는 어린이가 7∼16% 증가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한양대 이종태 교수(환경 및 산업의학연구소)와 서울대 보건대학원 김호 교수는 97년부터 99년까지 3년 동안 서울의 대기오염도와 15세 이하 천식 입원 환자의 증감 추이를 분석한 논문을 최근 독일에서 열린 국제환경역학회에서 발표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서울에서 천식으로 병원에 입원한 어린이는 모두 6436명이었다. 병원은 이들을 치료하고 건강보험관리공단에 치료비를 청구한다. 이 청구 자료에 기입된 입원일자와 환경부의 일별 대기오염도를 비교 분석한 결과 일산화탄소 오염도가 높은 날에는 오염도가 낮은 날보다 천식 입원 환자가 15.8% 증가했다.
또한 이산화질소 오염도가 높은 날은 천식 입원 환자가 15%, 오존 오염도가 높은 날은 11.7%, 아황산가스는 11.3%, 미세먼지(PM10)는 7.4% 입원 환자가 증가했다. 서울 등 대도시에서는 이들 오염물질이 대부분 자동차에서 나온다.
여기에서 ‘오염도가 높은 날’은 일년 중 최고 오염도를 100으로 했을 때 오염도가 75수준인 날을 의미하며, ‘오염도가 낮은 날’은 오염도 수준이 25일 때이다. 즉 1년 중 3개월은 오염도가 높은 날에 속한다.
이번에 조사된 환자들은 대부분 기도 수축에 따른 호흡곤란과 심한 기침에 시달리다가 응급으로 입원해 기관지 확장제를 흡입하는 등 치료를 받았다. 심한 급성천식 발작은 치료시기를 놓칠 경우 사망할 수도 있다. 천식 입원환자는 여름에는 서울에서 매일 4.9명이 발생했지만, 겨울에는 매일 8명이 발생해 겨울철 대기오염에 따른 천식 피해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
이종태 교수는 “이번에 조사된 5종의 오염물질 가운데 미세먼지를 제외한 4종은 오염도가 기준치 이내인 데도 천식 피해를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어린이 천식환자는 대기오염 등으로 인한 호흡기 자극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성인에 비하여 대기오염 피해가 뚜렷하게 나타난다”며 “일반인보다 어린이나 노약자 등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환경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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