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국방부 국무부 재무부 등 최소한 24개 이상의 연방정부 기관이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 테러에 취약한 상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지는 27일 의회 회계감사원(GAO)의 보고서 및 컴퓨터, 정보 전문가들의 견해를 인용해 이들 연방기관이 자체 컴퓨터와 네트워크를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적절히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포스트는 “전반적으로 정부의 컴퓨터 시스템에 구멍이 뚫려 있어서 해커들은 인터넷을 통해 한 기관에 접속한 뒤 이를 통해 다른 기관에 침투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극비리에 전자 첩보전을 수행하는 국가안보국(NSA)은 외국 정부들이 미국의 컴퓨터 시스템을 공격할 수 있는 방법을 이미 개발했다고 경고한 바 있다.
4월 미 정찰기와 중국 전투기 충돌사건에 흥분한 중국 해커들이 미 해군, 노동부, 보건부 등을 공격하고 지난해엔 ‘ILOVEYOU’라는 공격 프로그램이 국방부 중앙정보국(CIA) 등 10여개 기관에 침투했었다. 미 상무부와 환경보호청 연방항공국(FAA) 육군공병대 등의 경우엔 해커들이 침투해 중요 자료를 변경 삭제 파괴하는 것이 가능한 것으로 GAO 감사에서 지적됐다.
미 정부는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 몇 주 내에 백악관 국가안보국 산하에 사이버 안보 담당 부서를 신설할 예정이다.
미 정부가 컴퓨터 공격을 받은 사례는 98년 376건(2732개 시스템 피해)에서 지난해에는 586건(연방정부 시스템 57만5568개와 군 시스템 148개 피해)으로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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