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 박찬호.
‘떠날까 말까’
LA 다저스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사실상 물건너 가면서 팬들의 관심은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과연 어느팀 유니폼을 입게될 것인가에 집중되고 있다.
30일 현재 7경기를 남겨둔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서부조 선두 애리조나에 7게임, 와일드카드 선두 세인트루이스에 8게임 뒤져있다.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플레이오프 진출은 어렵다.
따라서 박찬호는 메이저리그 정규시즌이 끝나는 8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을 끝으로 시즌을 마감한다. 어쩌면 이날이 박찬호가 다저스 유니폼을 마지막으로 입는 날이 될 지도 모른다.
박찬호가 다저스를 떠날 가능성은 반반이다.
만일 떠나게 된다면 그 이유는 돈문제일수도 있고 다저스보다 전력이 월등한 팀으로 옮겨 월드시리즈 챔피언 반지를 노리기 위해서 일 수도 있다.
다저스는 시즌 후 FA가 되는 박찬호의 몸값에 대해 언급한적이 없다.다만 박찬호를 다저스에 잔류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공식방침만을 대외적으로 발표했을 뿐이다.
하지만 지역언론이 박찬호 몸값 깎기에 열을 올리고 있고 다저스의 재정상태도 최대 1600만달러 이상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다라서 2000만달러를 노리는 박찬호가 1600만달러를 받아들인다면 다저스와 재계약 가능성은 높은 편. 지역언론 등 다저스 주변에선 박찬호의 몸값 적정선을 4년 평균 1600만달러를 예측하고 있다.
한가지 변수는 에이스 케빈 브라운의 부활 여부.
브라운은 28일(한국시간)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만일 상태가 빨리 호전돼 내년 정상적인 피칭이 가능하다면 다저스는 박찬호보다 몸값이 싼 ‘테리 아담스 플러스 야수’ 카드를 선택 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브라운에게 내년 에이스 역할을 기대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에이스급 실력’을 검증받은 박찬호를 잡기위해 적극적으로 나올 것이 확실하다.
박찬호가 다저스를 떠난다면 어디로 가게될까.
뉴욕 양키스,뉴욕 메츠,애틀랜타 브레이브스,시카고 커브스,시애틀 매리너스 등이 입에 오르내리는 후보군이다.
현재로선 양키스와 메츠가 있는 뉴욕 지역이 가장 크게 부각되고 있다.경제적인 여력과 주변 여건도 좋다. 뉴욕은 미국에서 LA에 이어 두번째로 한인이 많고 상대적으로 더 윤택한 삶을 산다.구단측 입장에서는 박찬호 영입의 제1목적인 성적 향상은 물론 한인을 상대로 다양한 마케팅을 벌여 많은 돈을 벌수 있기 때문에 꽤 매력적일 수 있다.
먼저 뉴욕 양키스는 로저 클레멘스(38) 등 주전투수 대부분이 30대 중반이라 ‘젊은 피’ 수혈 차원에서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괴짜 구단주’ 조지 스타인브레너가 많은 연봉을 줄 것 같지는 않다. 양키스는 포지션별 최고 몸값 선수는 없지만 모든 포지션이 1000만불 내외의 연봉을 받는 톱 클래스 선수들로 채워져 있어 재정부담이 만만찮다.
다른 뉴욕팀인 메츠는 지난 시즌 FA였던 마이크 햄튼(콜로라도)을 놓친 후 에이스가 없어 박찬호 잡기에 적극 나설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하지만 메츠의 유대인 공동 구단주도 돈에 인색하기는 마찬가지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투수왕국’ 재건을 위해선 박찬호가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 현역 최고의 투수인 그렉 매덕스가 정규시즌 막판 여패에 빠지며 ‘노쇠화 현상’을 보이고 있고 팔꿈치 수술 후 마무리로 돌아선 존 스몰츠를 비롯, 톰 글래빈도 예전같지 않아 양키스와 마찬가지로 젊은 에이스급 투수가 필요하다. 매덕스와 치퍼 존스를 빼면 1000만불 이상을 받는 선수 도 없다.
이밖에 일본 게임 업체인 닌텐도가 구단을 소유한 시애틀 매리너스도 이치로, 사사키 등 동양인 선수로 짭짤한 재미를 봐 박찬호에게 추파를 던질 여지는 있다.
그러나 돈이 가장 큰 고려사항이 된다면 전혀 의외의 팀이 될 수도 있다. 지난 겨울 프리에이전트 시장에서 가장 큰 관심사였던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진로가 텍사스로 결정되리라고 예상한 사람은 별로 없었다는 것을 상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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