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슬링도 알고 보면 예민하기 이를 데 없는 종목인데….”
추석 연휴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낸 레슬링 국가대표팀이 울상이다.
레슬링 대표팀은 원래 예정대로라면 느긋하게 추석 연휴를 보낸 뒤 10일부터 열리는 제82회 전국체육대회에 가벼운 마음으로 출전하면 됐다. 그러나 대표팀은 현재 언제 열릴지 모를 세계선수권대회를 기약없이 기다리며 잠시도 긴장을 풀지 못하고 있는 상황.
모두 다 지난달 터진 미국 테러사태 때문이다. 지난달 26일부터 29일까지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던 2001세계선수권대회가 무기 연기된 것.
이 바람에 대표팀은 세계선수권에 시계 바늘을 맞춰 7월부터 3개월간 흘린 비지땀을 물거품으로 돌리며 지난달 25일 태릉선수촌에서 퇴촌했다. 특히 퇴촌할 즈음에는 이미 ‘죽기보다 괴로운’ 살빼기에 돌입한 시점이었다. 서양과 비교, 체격에 비해 힘이 약한 한국 선수들에게 체중 조절은 몸에 큰 무리를 주지만 승리의 열쇠가 될 만큼 중요한 프로그램.
대표팀은 이후 소속팀으로 복귀, 강훈련을 이어갔으나 지난달 말 결정될 예정이었던 대회 일정이 다시 10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는 세계연맹 이사회 결정으로 미뤄졌다. 이 때문에 체중 조절은 물론 경기 감각까지 엉망이 돼버렸다.
대표팀은 일단 전국체전에는 한 체급씩 올려 출전한다. 몸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경기 감각이나마 유지하자는 계산. 하지만 금메달 1개에 그친 지난해 시드니올림픽의 아쉬움을 만회하기는 이래저래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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