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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국내 여자골퍼 자존심 정일미 프로

입력 | 2001-10-04 18:01:00


2년 연속 시즌 상금왕을 거머쥔

국내 여자프로무대의 자존심 정일미 프로

여느 프로같으면 시즌이 끝난 지금 망중한을 즐길텐데 오히려 대회가 있을때보다 바쁜 스케줄을 보내고 있는 정일미 프로. 더구나 금년 하반기에는 6주 연속 대회 개최가 이어지면서 체력소모도 만만치 않았을텐데 곧바로 한일대항전을 대비한 훈련을 하는 것은 물론 그동안 성원해준 분들에게 인사하는 것도 잊지 않고 있다. 자신의 영광을 주변사람들에게 돌리는 마음씀씀이에서 그녀의 프로다움은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은 아닐까 싶었다.

"대회 때는 시합 하나만 열중하면 되었지만 시즌이 끝나니까 오히려 바쁘네요. 하지만 그동안 만나지 못한 사람들을 만나고 더구나 지난해에 이어 상금왕 자리를 차지하게 되어 축하인사도 받다보니 힘이 절로 나는 것 같아요. 그 힘을 오는 한일대항전에서 제대로 발휘하여 국위선양에 일조를 하였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지난해 한일대항전 원년대회에서 프로생애 처음으로 쿼트러플까지 하는 등 아쉬운 경기를 펼친 그녀는 내심 이번 기회에 만회도 하고 싶은 것이다. 한편으로는 국가 대항전이지만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내선수들이 참여한 가운데 펼쳐지는 만큼 국내파의 자존심도 지키겠다는 각오다. 다행히 금년시즌은 유달리 제주도에서 개최되는 대회가 많았던 터라 제주의 바닷바람을 경험할 기회도 많아 지난해처럼 무참히 바람에 주저앉는 플레이를 펼치지는 않을 자신감도 생겼다.

"하지만 코스를 공략하는 코스매니지먼트 부분에 있어서 새삼 부족함을 느꼈던 만큼 남은 시간 그 부분에 주력할 생각입니다. 그동안 프로생활을 통해 기량만큼이나 코스매니지먼트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었지만 지난번 파라다이스오픈때 미현이와 경기를 펼치면서 새삼 그 차이점을 확인했어요. 이를테면 미현이는 그린을 파악하는 데 있어서 그린을 읽더라구요. 저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었죠."

자신의 부족함을 솔직하게 인정하면서 상대방의 장점은 배우겠다는 자세가 오늘의 그녀를 만들었지 않았나 싶었다.

국내 프로무대 활성화에 일조

한편 국내무대에서 함께 활동한 후배골퍼들이 이처럼 거목이 되어 나타나는 것을 보면서 해외 무대진출에 대한 갈등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단다. 특히 지난해 국내에서 상금왕까지 확보한 뒤에 는 좀더 큰 무대로 나아가고 싶은 목마름이 있었다. 그래서 내심 그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차원에 서 동계훈련도 미국땅에서 했다. 하지만 이젠 단호하게 미국무대 진출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

금년시즌 상반기까지만 해도 해외진출을 하느냐 마느냐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그럴 때면 어 김없이 그 동안의 저의골프인생을 돌아보았는데 항상 부모님이 함께 했었다는 사실이에요. 운동 은 제가 하지만 그 외의 많은 부분들은 부모님이 있었기에 가능했었던 거죠. 현실적으로 미국무 대 진출 또한 선수의 기량 외에도 주변의 희생이 없다면 쉽지는 않다고 생각해요. 그런 차원에서 아마도 제가 미국진출을 하게 된다면 부모님은 당연히 당신들 인생을 포기하고 딸을 위해 함께 움직이겠죠. 저의 성공을 위해 부모님의 인생을 뺐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결론을 내리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홀가분했다고 한다. 그것은 시즌 성적에서도 그대로 반영되었다.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에는 SK 엔크린 인비테이셔널대회와 SBS 프로 최강전에서 시 즌2승은 물론 한국통신 엠닷컴. 신세계 오픈대회등에서 준우승을 기록하는 좋은 성적을 보여 시 즌 상금왕 타이틀까지 거머쥐게 된 것이다. 미국진출만이 프로골퍼의 성공의 최종점은 아닐 것이다. 더구나 매년 국내무대도 걸출한 신세대 들이 등장하는 가운데자신을 담금질하지 않으면 절대 2년연속 상금왕을 할 수 없듯이 그녀는 여 기에 만족하지 않고 내년, 내 후년에도 상금왕 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할 것 이란다. 뿐만 아니라 국내 프로무대가 더욱 활성화 될 수 있도록 기량 향상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러면서 기회가 되는대로 해외대회에도 출전하여 자신의 위치를 확인해 볼 것이다.

주니어 골퍼 육성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

그런 만큼 언제 어느 상황에서도 버디 내지는 파세이브를 기록할 수 있도록 자신의 단점인 벙 커샷과 숏게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그리고 예전과 달리 라운드위주 연습보다는 연습볼 을 치면서 스윙의 기본을 체크하는 데 주력한다. 오래 날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본이 중요하다 는 것을 그 동안의 프로생활 속에서 깨우쳤기 때문. 그래서 그녀는 가끔씩 태광 CC에 있는 조범 수 프로를 찾아 스윙체크도 잊지 않는다. 이외에도 구력이 있는 골퍼들의 조언에도 귀를 기울이고 있다.

실례로 지난 SK 텔레콤 대회에 앞서 계약사의 이인희 고문의 아낌없는 충고는 그녀에게 우승 으로 이어질 만큼 큰 도움이 되었단다. 어프로치는 위험도가 많으니까 굴리는 어프로치를 해보라 는 것은 물론 무릎을 많이 쓰게 되면 거리감이 없다는 조언까지 해주었던 것이다. 스코어는 그녀에게 밀릴지는 몰라도 오랜 구력에서 오는 조언이 그녀의 골프를 더욱 살찌게 한 것이다.

한편 정일미 프로는 기량만큼이나 미모의 프로 골퍼이다보니 방송매체로부터의 러브콜도 자주 받는 것이 사실. 하지만 그녀는 그보다는 향후 기회가 된다면 주니어 육성에 한몫을 하고 싶단 다. 그럼으로써 국내 골프발전에 일조를 할 수 있다면 부끄럽지 않은 골프인생의 최종점이라고 나름대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선은 현재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정일미 프로. 바로 그런 그녀가 있기에 국내파의 자존심 정일미의 이미지 트레이드 마크인 '스마일' 처럼 국내여자프로무대의 활기 또한 내년 시즌에도 기대해도 좋을 듯 싶다.

(자료제공 : http://www.thegol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