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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서울 바로크합주단 관현악 본고장서 박수갈채

입력 | 2001-10-04 18:28:00


36년 전통의 서울 바로크 합주단(리더 김민·서울대 음대 학장)이 지난달 27일 독일 베를린 필하모니 실내음악당에서 연주회를 가졌다. 이 홀은 1963년 건립돼 베를린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본거지이자 세계 관현악의 센터로 불리는 곳. 서울 바로크 합주단은 한국 음악단체로는 처음 이곳에서 연주했다.

콘서트는 시종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현대 작곡가 알윈의 하프 협주곡 ‘천사의 리라’를 협연한 하피스트 곽정은 큰 스케일과 음량을 선보이며 박수 갈채를 받았다. 이어 베를린에서 오래 활동했던 윤이상의 ‘오보에와 첼로를 위한 듀오 콘체르탄테’가 오보이스트 사토키 아오야마와 첼리스트 정재윤의 협연으로 연주되자 공감의 박수가 더욱 길게 이어졌다. 마지막곡으로 멘델스존의 현악교향곡 b장조가 상쾌한 화음을 울리자 객석에서는 ‘프리마!’(훌륭하다)를 외치는 함성이 터져 나왔다.

음악평론가 한스 요아힘 랑게는 “탄력 있는 음색과 정밀한 앙상블이 돋보이는 1류 실내악단”이라고 평했다.

연주장인 베를린 필하모니 실내음악당은 2440석 규모의 메인 홀과 1180석의 체임버 홀로 나누어진다. 이번에 연주가 진행된 체임버 홀은 메인 홀보다 규모가 작지만 동일한 분위기의 5각형 구조를 갖고 있다. 연주를 끝낸 뒤 단원들은 “따뜻하면서도 선명한 음향 덕에 만족스러운 연주를 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공연은 현지 공연기획사인 아르톤뮤직과 베를린 코리안 뮤직 매니지먼트 (대표 최홍자)의 공동기획 초청으로 성사됐다. 서울 바로크합주단은 이번 연주회에 자동차회사인 다임러 크라이슬러사의 후원도 얻어냈다.

공연을 기획한 최홍자 씨는 “뉴욕 테러사태 이후 현지 1급 연주가들의 공연마저 대거 취소됐지만 바로크 합주단은 대부분의 객석을 유료 관객으로 채웠다”면서 “테러사태가 없었으면 일찌감치 매진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 실황은 ‘베를린 라디오’가 24일 녹음 중계할 예정이다. 서울 바로크 합주단은 베를린 연주에 이어 이탈리아 나폴리 등 3개 도시 연주를 마치고 6일 귀국한다.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