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년 6월 서산 카네이션 여자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많은 이들을 깜짝 놀라게 했던 그녀는 특히 30대 중반의 나이로 인해 더욱 주목을 받았다.
꼭 젊고 패기가 넘친 프로들만 우승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나이가 들어도 골프를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 주면서 선배들을 비롯 동료, 후배에게 귀감이 되기도 했다.
그 이후 삶에 대한 자신감에 하루하루가 즐거웠다는 그녀는 물론 우승 이후 예외 없이 2년생 징크스를 겪기도 했지만 이번 대학에 입학하며 그러한 징후를 깨끗이 털어냈다.
합격 통보를 받고 태국 전지 훈련을 갔던 그녀는 그 기간동안 무척 행복했었다고 말하기도 했는데 지난 2월 28일 입학식을 가지며 비로소 골퍼이전에 한 평범한 학생이 됐다.
3월 5일 처음으로 강의실에 앉아 강의를 듣는 동안 가슴이 뭉클했었다는 그녀는 1시간 30분 동안 강의를 들으며 마치 여고시절로 돌아간 기분을 만끽하기도 했다.
"여고 졸업후 17년 만에 의지에 앉았는데 그렇게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 수가 없었어요. 운동만 하다 앉아 보니까 도 다른 기분이 드는거 있죠.
언젠가 꼭 공부를 해야겠다고 벼르고 있었는데 올해서야 그 꿈을 이루게 됐어요. 들어오면서 앞으로 6년간 잘해야지 하는 각오로 들어왔으니까 대학원까지 열심히 할 생각입니다."
자신을 대기만성형의 프로라 말하는 그녀는 이번 입학이 인생을 다시 시작하는 또 다른 전환점이 된 것 같다고 기쁜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합격하고 학교에 처음 갔을 때의 에피소드하나.
이제 갓 20살이 된 새내기들이 대다수인 캠퍼스에 왠지 나이가 있어 보이는 큰 누나 같은 사람이 나타나자 학생들이 모두 교수로 착각을 하고 인사를 하기도 햇다는 것.
프로 골퍼란 것을 안 클래스메이트들이 그녀에게 호감을 보이기도 했는데 여학생이 많지 않은 과에서 누나 누나하고 따르는 어린 동기들을 보면서 왠지 귀여운 느낌이 들었다는 그녀는 이들과 더불어 기억에 남는 학창 시절을 보낼 참이다.
그녀의 입학 사실을 알고 있던 눈치 빠른 한 조교. 강의실에 들어와서 하는 말. "야, 누님한테 부탁만 하지 말고 협조 잘 해드려라." 이 말이 밉지 않게 들렸던 그녀는 순대나 떡볶이면 충분히 만족해 할 귀여운 새내기 동기들이 누나 배고 파요 하면 언제든지 잘해줄 생각이라고.
이번 입학과 더불어 더욱 바빠진 그녀는 레슨을 비롯 대회 참가에다 학생 신분에 또 오는 4월부터는 SBS GOLF CH44의 기술 진행자로 1인 4역을 해야 하는 바쁜 몸이 됐지만 충분히 잘해낼 자신이 있다.
앞으로 체계적인 공부를 통해 대학강단에 서거나 골프 아카데미를 건립, 후배 양성에 목표를 두고 있다는 그녀는 이론을 겸비한 지도자로 거듭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각오다.
한편 이번 경희대 입학에는 그녀 외에도 김명희 프로와 홍희선 프로 등도 합격, 만학도의 의지를 불태우는 동기생이 됐다.
(자료제공 : http://www.thegol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