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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고속 질주'하는 로리 사바티니

입력 | 2001-10-04 20:34:00


투어에서 성공가도를 질주하고 있는 로리 사바티니는 운명의 부름 앞에 머뭇거리는 법이 없다.

로리 사바티니는 골프 무대에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늘 부지런히 살아왔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고향인 그는 13살 나던 해 해크리켓과 럭비를 갑자기 그만 두었는데, 이유인즉슨 골프가 더 밝은 미래를 제고해 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에리조나 대학을 다니던 1996년에는 NCAA 챔피언십에서 타이거 우즈에 이어 2위에 올랐고,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출전한 1998년도 서던 에리조나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1999년에는 PGA에 진출한 최연소 선수가 되었다.

그때 그의 나이 스물둘이었다.

PGA 투어에 진출한 지 불과 2년 남짓한 시간 동안 그가 일궈낸 업적을 생각해본다면 그의 속도에 대해서는 이론을 제기 하기 어렵다.

상금으로 2백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고, 작년 9월에는 에어 캐나다 챔피언십에서 우승으로 돌파구를 연 사바티니는 골프계에서도 상당히 전도유망한 차세대 주자로 손꼽히고 있다.

그의 코치인 딘 레인머스는 사바티니를 "파괴적인 장타력과 창조적인 숏게임을 두루 갖춘 몇 안되는 선수"라면서 게다가"우승에 대한 강한 갈망까지 갖추었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그 사실만큼은 확실하다.

우즈와의 맞대결이라는 일반적인 질문을 던지자 그는 정색을 하고 대답했다. "타이거가 호락호락하게 생각할 수 없게 만들어줄 겁니다."

이번 달로 스물다섯이 되는 사바티니는 이렇게 말했다.

"저는 기대치가 아주 높아요. 세계 정상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고 믿고 있죠. 거만한 게 아니에요.

다만 대담할 뿐이죠, 하지만 두렵지 않습니다. "

사바티니는 도전을 회피한 적이 없다.

열살 때는 여섯 살이나 많은 형 개리와 정면 대결을 벌였는데. 더번 외각에 중산층이 모여 살던 동네에 그들만의 코스를 디자인하기도 했다.

"길이 너무 단단해 골프 볼을 이용할 수는 없었죠. 그래서 스쿼시 볼을 썼고, 뒷마당에 홀을 팠습니다."

그는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루키 시즌이었던 1999년에는 27개 대회에 출전해서 고작 13번 본선에 진출했을 뿐 이지만 벨사우스 클래식과 BC 오픈에서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지나치게 공격적인 스타일에서 오는 일관성 결여의 문제점만 해결된다면 그는 과연 투어 최고의 선수가 될만한 제목이다.

코치 없이 혼자 골프를 터득한 그는 다음단계로 도약하기 위해선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1999년 12월부터 레인머스에게 코치를 받기 시작했다.

"그전까지는 누가 내 스윙을 망쳐놓지 않을까 늘 두려워했어요." 사바티니의 말이다.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2000년 봅 호프크라이슬러 클래식에서 2위로 오르는 것으로 포문을 열더니 연말에는 에어 케나다 대회에서 우승을 거둔 것. 하지만 통계 수치는 사바티니에게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일러 준다.

그는 26개 대회 중에서 열번이나 컷오프 탈락하는 수모를 격었고 10위 진출은 세번에 그쳤다. 이글순위 3위, 언더파 확률에서도 7위에 올라 있지만 드라이브 정확도 178위에 정규 타수내 그린 도착률에선 161위라는 극단을 달리고 있다.

사바티니의 친구이자 역시 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는 조나단 케이는 이렇게 말한다. "재능에서는 세계 최고입니다. 그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게 있다면 가끔씩 너무 강하게 치려 한다는 거죠."

사바티니도 그점을 깨닫고 강도를 낮추는 법을 익혀가고 있다. 이 같은 태도 변화 덕분에 2001년 시즌에 처음으로 출전한 메르세데스 챔피언십에서 2위에 오를 수 있었다.

"스윙 평면이 조금 완만해졌습니다. 예전처럼 그렇게 가파르지가 않아요." 레인머스 코치는 이렇게 말했다.

"훨씬 둥글고, 파워 중심이 아니라 컨트롤 중심으로 바뀌었어요. 메르세데스 대회를 보셨다면 아시겠지만 늘 위험을 자처하는 태도를 버렸습니다.

그리고 감정적으로도 훨씬 성숙 되었죠. 실수를 해도 보다 여유 있게 받아들입니다."

보다 고른 페이스를 유지하는 데 있어 레인머스 코치의 도움이 컸다는 것은 사바티니도 인정 하는 바. "저 자신에게 보다 너그러울 수 있는 법을 가르쳐주셨죠."

사바티니는 말했다.

"스윙을 잘못했다고 해도 한 번의 샷에 불과 하다고 말씀하셨어요. 이런 새로운 사고방식이 가끔은 효과가 있기도 하지만, 또 가끔은 예전의 습관이 슬그머니 나타나곤 하죠."

2000년 1월과 2001년 1월에 일어났던 사건을 비교해 본다면 그의 달라진 모습을 뚜렷하게 확인해 볼 수 있다.

2000년 봅 호프 대회 마지막 라운드, 선두를 달리고 있던 10번 홀에서 그는 진행 요원을 불러 다그쳤다. 진행 요원이 그의 볼을 넘어 가려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사건 때문에 컨디션이 흐트러져 결국 우승을 놓치고 말았다.

하지만 2001년 메르세데스에서는 플레이 오프로 이어질 수 있었던 1m짜리 퍼팅을 놓치고 말았지만, 그는 그린을 미소를 지으며 걸어 나왔다.

"1년 전이었다면 굉장히 화가 낫겠죠." 그는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실망스럽지 않다는 것은 아니에요. 다만 아직도 기회가 많다는 걸 알기 때문에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뿐 입니다."

숨가쁘게 달려온 그는 이제 인내를 배우고 있다. 그리고 이 새로운 가르침은 그를 더 밝은 운명으로 인도해 줄 것이다.

(자료제공 : http://www.thegol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