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 출전한 8개 대회에서 부진했던 타이거우즈를 두고 세계 언론은 '슬럼프'라는 단어로 그를 도마 위에 올리고 가십성 추측 보도로 난도질했당.
한 수 더 떠서 일부 언론은 우즈의 시대는 가고 필 미켈슨, 어니 엘스 등과 함께 춘추전국 시대의 도래를 점치기도 했다.
작년 한 해 9승이라는 거성을 쌓았던 우즈는 시즌 초 성적이 작년에 비해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선수의 선전에 힘입어(?) 온갖 루머로 속병을 앓아야 했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자 우즈는 닛산 오픈에서 그 동안 사용하던 드라이버를 타이틀리스트 975B로 바꾸고 퍼터도 스커티 카메룬 신 모델로 바꾸는 등 장비 추스르기에 나섰다.
그러나 우승을 못한 압박감 때문일까? 3라운드까지 선두를 지켜 우승이 당연 시 되던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마저 놓치며 흥행보증 수표라는 이력에 흠집을 더했다.
이후 베이힐인 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하며 숨고르기를 끝낸 우즈는 새로운 우즈 전성 시대를 위한 힘찬 날갯짓을 시작했다.
베이힐인비테이셔널에 이어 벌어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다시 한번 정상에 오르며 호랑이에 날개를 달았다.
그리고 2주 후….오직 '신만이 우승자를 안다'는 마스터스에서 16언더파 2백72타를 기록하며 우승, 상금 1백8만 달러를 거머쥐며 4대 메이저 연속 우승이라는 사상 초유의 기록을 세웠다.
우즈의 마스터스 우승은 해마다 최고의 난코스라 불리는 아멘 코너가 아닌 16번 홀에서 결정됐다.
15번 홀까지 15언더파로 우즈와 공동 선두였던 듀발은 7번 아이언 샷이 그린을 넘어가 버디를 노린 어프로치가 핀을 지나치고 이후 파 퍼팅도 실패, 결국 보기를 범하면서 만년 2위의 설움을 다시 한번 맛봐야 했다.
속이 쓰린 건 필 미켈슨도 마찬가지. 우즈와 같은 조로 출발했던 미켈슨 역시 핀 오른쪽 10m버디 퍼팅을 실패하면서 선두권에서 탈락, 우즈와 동시대에 태어난 신세를 탓해야 했다.
우즈의 마스터스 우승을 두고 뜨거운 논쟁이 됐던 것 중의 하나는 그의 기록이 '그랜드 슬램이냐?'의 여부. 우즈는 2000년 6월 US오픈, 7월 브리티시오픈, 8월 PGA챔피언십에 이어 올해 마스터스에서 우승해 2년에 걸쳐 4대 메이저 대회를 석권함으로써 그랜드 슬램 달성여부를 놓고 뜨거운 논란이 벌어졌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의 그랜드 슬램은 아니다. 그랜드 슬램은 한 해에 메이저 대회를 석권해야 한다. 지금까지 메이저 대회를 모두 석권한 사람은 진 사라센(1935년), 벤 호건(1953년), 게리 플레이어(1965년), 잭 니클러스(1966년)등 단 4명뿐이다.
하지만 우즈의 마스터스 제패는 최초의 연속 메이저 대회 석권이란 점에서 또 다른 기록으로 남게 됐다.
우즈가 새로 갈아 치워야 할 기록은 그리 많이 남아 있지 않다.
다만 그의 손에 의해 그랜드 슬램이 작성될 것인 지와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에 버금가는 스포츠 억만장자 탄생 여부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듯하다.
우즈는 지난 한 해 9승에 9백16만 달러를 벌어들인 것을 비롯해 나이키, 뷰익,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타이틀리스트, 제너럴모터스와 각 5년간 1억8천3백만 달러의 계약이 맺어진 상태. 여기에 4년 동안 미국 PGA투어의 중계권로 3억5천만 달러와 월트 디즈니사와 연간 테마 파크 광고료 수천만 달러, 기타 수입을 합치면 그 수를 헤아리기조차 어려운 돈방석을 꿰찼다.
더 이상의 경쟁자를 찾을 수 없는 타이거 우즈. 26세의 나이에 너무나 엄청난 일을 해냈기에 PGA 무대에서 그의 전성 시대가 예고되는 가운데 새로운 도전자의 탄생을 기다리고 있다.
(자료제공 : http://www.thegol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