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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프로야구]본즈 드디어 70호

입력 | 2001-10-05 18:36:00


인종차별의 벽도, 노골적인 투수들의 견제도 그의 홈런을 막지 못했다.

미국 프로야구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배리 본즈(37)가 마침내 70홈런을 쏘아올리며 메이저리그통산 한 시즌 최다홈런 타이기록을 세웠다.

본즈는 5일 휴스턴 엔론필드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원정경기에서 9회 마지막 타석에 나가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으로 98년 70홈런을 날린 ‘빅맥’ 마크 맥과이어(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본즈의 70홈런은 ‘보이지 않는 차별’을 딛고 세운 기록이라 더욱 값지다. 98년 백인인 맥과이어가 홈런신기록에 도전할 때 한바탕 떠들썩했던 미국 언론들은 올해 흑인 본즈의 홈런포에는 무관심한 반응을 보였다. 일부 언론은 칼럼 등을 통해 “본즈가 맥과이어의 기록을 깨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노골적으로 ‘본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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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들도 극심한 견제를 하긴 마찬가지. 본즈가 메이저리그 최다볼넷 신기록(175개)을 세운 게 바로 그 증거다. 특히 지난달 30일 샌디에이고전에서 69호 홈런을 날린 뒤엔 3경기에서 몸에 맞는 공 2개와 볼넷 7개를 얻을 정도로 투수들이 정면승부를 피했다. 이날도 본즈는 1회와 5회, 6회 세 차례나 볼넷을 얻었다. 그는 “6회에 8-2로 앞선 상황이라 승부와 큰 관계가 없는 데도 고의볼넷을 냈을 때는 정말 화가 났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9회 마지막 타석에서 드디어 기회가 왔다. 상대투수는 메이저리그 등판이 겨우 2번째인 신인 윌프레도 로드리게스. 볼카운트 원스트라이크 원볼에서 150㎞짜리 직구가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오자 실투를 놓치지 않은 본즈는 힘차게 스윙한 뒤 홈런을 직감한 듯 두 손을 번쩍 치켜들었다. 타구는 엔론필드 우중간 2층 스탠드에 꽂히는 138m짜리 대형홈런.


홈팀인 휴스턴 투수들이 앞선 타석에서 볼넷을 내보내자 야유를 보냈던 4만3734명의 팬들은 기립박수로 대기록을 축하했고 본즈는 그라운드를 돈뒤 홈플레이트에서 기다리고 있던 아들 니콜라이를 꼭 껴안아줬다. 그는 “모든 사람들이 내게 ‘참아야 한다’고 했다. 더 이상 그런 말을 듣지 않게 된 게 기분좋고 내 가족들이 이 자리에 참석해줘 기쁘다. 아내가 이제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게 됐다”며 환하게 웃었다.

468타수만에 70홈런(6.68타수당 1개)을 때려내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소타수 홈런비율을 기록하고 있는 본즈는 장타율에서도 0.848로 1920년 베이브 루스(전 뉴욕 양키스)가 세운 0.847을 앞서고 있어 98년의 맥과이어를 능가한다.

본즈는 6일부터 샌프란시스코 퍼시픽 벨파크에서 LA다저스와 가지는 마지막 홈 3연전에서 1홈런만 추가하면 새로운 홈런역사를 쓰게 된다. 6일 다저스의 선발투수는 박찬호.

한편 본즈의 70홈런에 앞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대도’ 리키 핸더슨은 개인통산 2246득점으로 1928년 타이 콥이 세운 2245득점 기록을 경신했다.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