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비뇨기과 이종욱 교수팀은 2년반에 걸쳐 서울과 분당, 일산신도시에 거주하는 40∼79세 남자 1356명을 방문해 설문조사한 결과 전립샘비대증 치료를 요하는 상태가 357명(26.3%)으로 ‘세뇨’(줄기가 가는 오줌)와 ‘야간빈뇨’(야간에 소변이 잦은 증세) 등을 호소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번 조사는 국내에서 소변문제와 관련해 처음 실시한 대규모 방문조사다.
▽전립샘비대증〓전립샘은 무게 20g의 밤톨만한 크기로 요도를 둘러싸고 있으며 정액을 만드는데 관여한다. 방광의 앞쪽에 서 있어 전립(前立)샘이라고 한다.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노화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추측하고 있다. 결국 나이가 들면 전립샘이 점점 커지는데 이를 ‘전립샘 비대증’이라고 한다.
▽증상〓전립샘이 커지면 소변이 나오는 통로인 요도를 압박해 소변이 제대로 안 나와 소변 횟수가 증가하며 특히 밤에도 소변 때문에 잠을 설친다. 또 소변이 곧 나올 것 같으면서도 안 나오거나 소변 줄기가 가늘어지고 한번 누기가 힘들어 진다.
증상이 심한 경우 밤에 한 두시간마다 화장실에 가게 된다. 낮에도 화장실부터 미리 확인하느라 일상 생활이 짜증스러울 정도.
전립샘비대증이 진행되면 잔뇨(방광에 소변이 남아 있는 것)가 나타나며 결국 소변을 자기 힘으로 볼 수 없는 경우도 생긴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방광에 소변이 넘쳐 흘러 넘치는 요실금이 생긴다.
▽치료〓과거엔 개복(開腹)술이나 내시경수술이 많이 시행됐으나 최근엔 치료법이 다양해 졌다.
증상이 가벼우면 약물로 치료한다. 요도 부위를 열리게 해 오줌이 잘 나오게 하거나 남성호르몬을 억제해 전립샘이 커지는 것을 막는 방법이 있다. 후자의 경우 최소 6개월이상 복용해야 효과가 있다.
증상이 심하거나 약물치료해도 낫지 않는 경우는 수술해야 한다. 그러나 심신장애로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는 약물요법, 온열치료, 레이저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치료를 받으면 증세가 호전된다.
이교수는 “전립선 비대증으로 생활에 불편을 느끼는 사람은 40∼79세 남성 5명중 1명 꼴이며 야간빈뇨와 잔뇨감 배뇨지연 세뇨 순으로 불편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병원에 가는 경우는 10명 중 1명 미만이다”고 말했다.
▽증상 악화 방지〓원인을 모르므로 뾰족한 예방법이 없다. 따라서 일단 발병하면 증상 악화를 방지하는데 중점을 둔다. 술을 마시면 갑자기 소변양이 많아져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조심한다. 소변을 오래 참지 않고 자기 전에 소변을 보는 것이 좋다.
▽전립샘 비대와 성생활〓밤에 오줌이 자주 마렵거나 오줌 줄기가 가늘면 성기능이 떨어질까. 이교수팀의 조사에 따르면 70대 이상에서는 전립샘비대증이 있으면 발기력이 떨어지지만 60대 이하에서는 별 관계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전립샘 비대증에 걸리면 성만족도는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0대와 60대에는 증상이 심할수록 성만족도가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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