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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얼굴조각30년' 최종태기념회고전

입력 | 2001-10-07 18:49:00

'얼굴', 24.5X45X69cm, 대리석, 1998


지난 30년간 사람 얼굴을 조각하는데 몰두해온 조각가 최종태씨(70·서울대 명예교수)가 고희(古稀) 기념회고전을 갖는다. 12일부터 11월11일까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전시회 주제는 ‘일흔의 시간, 얼굴’로 정해졌다.

그의 얼굴 조각에는 언제나 명상적인 분위기가 감돈다. 퍼머한 듯한 머리, 날씬하게 뻗은 콧날, 무표정한 듯한 얼굴이 특징이다.

가톨릭 신자인 그가 얼굴 조각에 집착해 온 것은 인간과 신에 대한 집요한 탐구 때문이다. 그는 “얼굴은 신체의 단순한 한 부분이 아니라 인간 심성(心性)과 그 시대상의 발현”이라면서 “인간은 나의 영원한 테마여서 얼굴 조각에 전념해왔다”고 말한다.

그의 얼굴 조각은 시대에 따라 바뀌어왔다. 70, 80년대의 얼굴은 당시의 긴장된 사회분위기를 반영한 듯 날카롭고 딱딱했으나 최근 작품은 푸근하고 부드러운 표정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는 “사회가 변하기도 했으나 내 자신도 많이 원만해졌다”고 진단한다.

그의 얼굴 작품은 정면이 선으로 표현될 정도로 얇고 날렵하지만 측면의 경우 길고 넓어 풍부한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 그는 “물고기가 물 속에서 수압에 견디기 위해 유선형의 몸을 갖추었듯이 나도 격동의 시대를 헤쳐 오면서 자유를 억압당하는 등 갖가지 사회적 압력을 받은 끝에 그런 작품이 나온 것 같다”고 스스로 분석한다.

서울대 미대 시절 조각은 김종영, 평면은 장욱진을 사사했던 최씨는 얼굴을 주제로 250여 점의 작품을 제작했고 이번 전시에 이 중 140여 점을 내놓는다. 대리석 화강암 청동 목재의 조각품 80여 점, 파스텔 매직 판화 등의 평면 작품 60여 점 등이다. 근작을 중심으로 하면서도 70년대 이후 작품들을 아우르고 있다는 평이다. 입장료 2000원. 02-720-1020

jky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