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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전천후 리포터 김생민, 통장8개 '자린고비'

입력 | 2001-10-07 18:49:00


개그맨도, 전문 MC도 아닌데 TV에 자주 얼굴을 비치는 남자가 있다. 또박또박 정확한 발음과 정감이 가는 얼굴로 ‘전천후 방송인’을 자처하는 김생민(29)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KBS 2TV ‘연예가중계’, SBS ‘접속 무비 월드’ ‘TV 동물농장’, MBC ‘모닝 플러스’, EBS ‘미리 가본 대학’ 등에 리포터 혹은 진행자로 나서고 있다. 서울 여의도의 한 방송사 커피숍에서 기자가 “뭐 마실 거라도 시키시죠?”라고 하자 김생민은 잠시 머뭇거렸다.

“저…. 사주시면 잘 마시겠습니다. 그리고 아예 담배도 한 대 빌려주세요.”

부잣집 막내아들 같은 인상인 그는 수백 만원의 월수입 대부분을 이자율 0.001%까지도 따져본 뒤 저금하는 ‘못 말리는 짠돌이’다. 갖고 있는 통장만 해도 8개인 그의 집 가훈은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

그가 억척스럽게 돈을 모으는 이유는 하나, ‘가족’을 위해서다. 갑작스런 회사의 부도로 직장을 잃고 택시운전을 하고 있는 아버지와 서울 동대문 흥인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어머니를 위해 그동안 모은 2억 여 원으로 경기도 김포의 대형 아파트를 사 드린 데 이어 생활비까지 보태야 하기 때문이다.

“부모님 은혜에 대한 작은 보답이라고나 할까요. 아버지는 어려운 살림에도 저를 사립 초등학교에 보냈고 고등학교 때까지 과외를 받게 하셨어요. 그러니 대기업 회사원이나 판검사가 되길 바라던 아들이 연극(서울예전)을 한다고 했을 때 상실감이 무척 크셨지요. 부모님께 제가 모은 적금통장을 전해드리며 일부나마 ‘빚’을 갚고 있어요.”

김생민은 92년 KBS 공채시험으로 개그맨이 됐지만 큰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군대를 다녀온 96년 ‘시네마 데이트’ 리포터 공개오디션에 합격한 후 이듬해 ‘연예가 중계’에서 고정패널을 맡으며 깔끔한 진행실력을 인정받았다.

김생민이 최근 감명깊게 읽은 책은 자린고비답게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이 책에서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재테크를 생각하는 법’을 배웠단다. 결혼 계획을 묻자 그는 “여유가 생기면 결혼할 여자를 찾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