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 백건우(白建宇·55)씨가 일본에서 처음으로 연주회를 가졌다.
백씨는 주일한국대사관 한국문화원과 요미우리교향악단 주최로 6일 도쿄(東京) 오페라시티 콘서트홀에서 요미우리교향악단과 협연한 데 이어 8일에는 기오이(紀尾井) 홀에서 독주회를 가질 예정이다.
백씨는 6일 공연이 끝난 뒤 “그동안 일본으로부터 연주 제의는 많았지만 스케줄을 맞추기가 어려워 연주회가 늦어졌다”며 “오히려 음악이 한층 성숙해진 후 일본 팬을 만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요미우리교향악단과의 협연곡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제3번. 이날 일본 청중은 백씨의 연주가 끝나자 ‘브라보’를 외치며 기립박수를 보내는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백씨는 “요미우리교향악단은 유럽에서도 잘 알려진 교향악단으로 호흡이 아주 잘 맞았다”며 “일본 음악팬의 수준도 유럽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상당히 높다”고 평가했다.
서울에서 태어나 미국 뉴욕을 거쳐 프랑스 파리에서 활약 중인 그는 새로운 표현방법을 끊임없이 탐구한다는 점에서 ‘건반 위의 구도자’로 불린다.
그는 “음악의 장점은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도 인간의 사고를 자유분방하게 표현함으로써 보다 진실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음악은 작곡가와 연주가, 연주가와 청중 등 인간과 인간을 이어주는 대화”라며 “이번 연주회는 한국과 일본이 음악을 통해 한마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데 의미가 있고 앞으로 월드컵 축구대회 공동개최를 계기로 문화교류를 더욱 확대해 한국과 일본이 서로를 더욱 이해하게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이를 위해 백씨는 월드컵대회 직전인 내년 5월 KBS교향악단과 함께 다시 한번 일본 공연을 하는 등 일본 내 연주활동을 활발히 전개할 계획이다.
부인 윤정희(尹靜姬)씨와 함께 일본을 방문한 그는 19일에는 서울에서 연주회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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