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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서갑숙 "마음의 껍질까지 벗어버리고 싶었어요"

입력 | 2001-10-09 18:18:00


성 체험서 ‘나도 때론 포르노그라피의 주인공이고 싶다’(1999년)로 논쟁을 불러 일으켰던 탤런트 서갑숙(40)이 2년여 만에 연기활동을 재개했다. SBS가 8일 첫 방송한 일일드라마 ‘이 부부가 사는 법’(월∼금 밤8·50)에서 동네 카페 ‘작은 공간’의 주인인 강 사장 역을 맡은 것.

서갑숙은 이 드라마에서 단순히 ‘물장사’에 그치지 않고, 동네 이웃들의 갖은 넋두리를 귀기울여 들어주는 카운셀러 노릇을 한다.

“지난해 10월부터 올 3월까지 SBS FM라디오 ‘러브 FM 러브 뮤직’의 진행을 맡은 적이 있었어요. 이 프로에서 청취자들의 각종 고민을 접하면서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았죠. 이번 드라마를 미리 예습했던 결과가 됐네요.”

성 체험서 파문 이후 서갑숙의 행보를 놓고 이런저런 입방아가 많았던 것이 사실. 그 중 하나가 ‘돈 벌기 위해 벗었다’는 것이었다.

실제 그의 책은 서울 대형서점에서 진열되자마자 날개돋힌 듯 팔려나갔고, 서갑숙은 기자회견을 자청해 “나는 달을 가리키고 있는데 사람들은 달을 가리키고 있는 내 손가락만 보고 있다”는 선(禪)문답 식 발언으로 화제를 이어갔다. 실제 당시 서갑숙은 인세만으로 억대를 번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적 시선이 두려워 그런지 책이 출간된 뒤 주변 사람들이 저를 피하더군요. 나는 나를 열어젖히고 사람들과 만나려 했는데…. 아무튼 많이 배웠어요.”

서갑숙은 그동안 주로 여행을 다니며 세상 공부를 했다고 한다. ‘나도 때론…’에서 약간 언급된 향기 요법(아로마 테러피)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했다. 요즘은 그에 얽힌 사연을 정리한 ‘향기와 신화’(가제)라는 책을 준비중이다.

‘벗은’ 지 2년 후, 서갑숙은 사람들에게 어떤 시선을 느끼고 있을까?

“성 체험서를 낸 후 시청자들의 관심은 내 몸에 쏠렸던 것이 사실입니다. 책을 통해 해묵은 ‘몸의 껍질’을 벗고, 사람들과 만나면서 ‘마음의 껍질’도 벗으려 했는데 말이죠….”

요즘 서갑숙은 “어떻게 하면 사람이 자연 그대로 잘 살 수 있을까” 하는 것에 관심을 두고 있다. 그는 이에 대해 “욕심부리지 말고 몸이 원하는 대로 자연스레 따르면 된다”고 말했다.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