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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신동희/환경교육은 생존의 필수과목

입력 | 2001-10-09 18:49:00


국내외에서 환경 관련 논의가 활발하다. 그렇지만 한국의 환경 수준은 세계적으로 밑바닥 수준을 맴돌고 있다. 환경후진국에서 환경도상국, 더 나아가 환경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교육분야에서의 지원이야말로 장기적으로 가장 근본적이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일 것이다.

영어나 수학 과목의 교육 목표는 지식의 축적과 기능의 함양에 있다. 반면에 환경교육의 최종 목표는 환경친화적 행동을 유발하는 것이다. 독성 폐기물을 무단 방류하거나 멸종 위기의 동물을 밀렵하는 ‘명백한’ 반환경적 행동은 물론이고 쓰레기를 분리 수거하지 않는 ‘가벼운’ 행위에 대해서도 죄책감을 느껴 자제하도록 하는 것이 환경교육의 도달점이다.

단기간에 많은 효과를 기대하는 환경운동이나 정책으로는 ‘내면화된 환경사랑’을 기대하기 어렵다. 일상생활의 모든 선택에서 환경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은 교육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한국의 환경교육 현실은 어떤가. 1992년 고시된 제6차 교육과정과 1997년 고시된 제7차 교육과정에서 환경 과목은 중등학교에서 독립과목으로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반드시 배워야 하는 필수과목은 아니어서 그 위상은 보잘것없다. 일부 의식 있는 학교장들에 의해 제한된 학교에서 선택되고 있을 뿐이다.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환경교육은 사치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게다가 학생들이 배우는 과목이 가뜩이나 많은데, 모든 학생이 환경과목까지 배우도록 할 수는 없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환경교육은 우리 자신과 자손이 죽고 사는 문제와 직결된,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교육이다. 인간의 삶을 지속시켜 주는 지구환경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한 교육이기 때문이다.

교육이 ‘백년대계’라면, 환경교육은 ‘만년대계’이다. 따라서 교육인적자원부는 전국 초중고교의 모든 학생이 환경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육부 자신도 환경교육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부서 및 담당자를 확보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서 환경교육과 관련한 연구 개발에 더 많은 재정적 지원을 해야 할 것이다.

신동희(단국대 교수·과학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