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누 고메스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세계 최강 프랑스가 가장 껄끄러워하는 상대는 누구일까. 브라질 아르헨티나 이탈리아 스페인 등 전통의 강호보다 사실 프랑스가 가장 두려워하는 적수는 포르투갈.
98프랑스월드컵 이후 열린 국가대표팀간(A매치) 경기 중 가장 멋진 대결로 꼽히는 2000유럽축구선수권대회 준결승 프랑스-포르투갈전.
당시 포르투갈과 프랑스는 1-1의 팽팽한 접전을 벌이다 연장전에서 페널티킥을 얻은 프랑스가 이를 성공시켜 간신히 승리했다. 주심의 페널티킥 선언에 대해 “프랑스편을 든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포르투갈은 경기내용면에서 프랑스를 앞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세계 최고의 플레이메이커로 꼽히는 프랑스의 지네딘 지단에 필적하는 루이스 피구를 보유하고 있는 포르투갈이 프랑스에 앞섰다고 자부하는 것은 대표팀의 최전방을 맡고 있는 걸출한 센터포워드 한명 때문.
‘폭풍의 사나이’ 누누 고메스(25·이탈리아 피오렌티나)가 바로 그다.
1m80, 76㎏의 훤칠한 체격에 뛰어난 개인기를 지닌 고메스는 피구, 코스타, 핀투가 버티고 있는 미드필드진의 지원을 받으며 포르투갈의 최선봉을 맡고 있다.
그가 바로 2000유로선수권 준결승 프랑스전에서 선제골을 넣었던 주인공. 고메스는 이날 경기에서 주심이 동료 수비수인 사비에르에게 핸들링 반칙을 선언, 프랑스에 페널티킥을 주자 격렬하게 항의하다 A매치 7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았고 이후 컨디션 난조가 겹치면서 2002월드컵 지역예선 초반 3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2월28일(이하 현지시간) 안도라전에 첫 출전한 고메스는 9월1일 안도라와의 2차전에서는 무려 4골을 터뜨리더니 9월5일 키프러스전에서 1골, 6일 에스토니아전에서 2골을 뽑아내 포르투갈이 무패(7승3무)로 86년 멕시코월드컵 이후 16년만에 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따내는데 결정적 역할을 해냈다.
고메스는 문전에서의 움직임과 위치 선정이 뛰어나고 슈팅과 헤딩력을 겸비해 타고난 골잡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14세 때 보아비스타의 유소년축구학교에 입학하면서 본격적으로 선수 생활에 들어간 그는 96애틀랜타올림픽 대표에 선발된데 이어 20세 때인 96년 1월24일 프랑스전에 국가대표로 첫 출전하며 스타플레이어로 떠올랐다.
포르투갈 프로축구 1부리그 보아비스타팀에서 3시즌동안 60골을 기록한 그는 97년 벤피카로 이적해서 활약하다 지난해 이탈리아 피오렌티나팀에 이적료 1200만 파운드(약 240억원)에 스카우트돼 명성을 떨치고 있다.
골을 넣은 뒤 왼손에 있는 결혼반지에 키스를 하는 독특한 골세러머니로 유명한 고메스. 그가 2002년 월드컵에서 ‘포르투갈 폭풍’을 몰고 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누누 고메스는 누구
△생년월일〓1976년 7월5일
△체격〓1m80, 76㎏
△프로경력〓보아비스타(1990∼1997·포르투갈)-벤피카(1997∼2000·포르투갈)-피오렌티나(2000∼·이탈리아)
△국가대표팀 데뷔〓1996년 1월24일 프랑스전
△국가대표팀 기록〓86경기 출전, 32골.
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