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억 인구’ 중국이 월드컵으로 들썩이고 있다. 중국은 1958년 스웨덴월드컵을 노크한 이후 44년만에 비로소 꿈의 무대를 밟게 됐다.
사실 월드컵 본선 진출을 결정지은 7일 오만전에서 보여준 중국의 경기력은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이었다. 수비 진영과 미드필드에서의 움직임이 단조로운 편이어서 “이전에 비해 썩 좋아졌다”는 인상을 받지는 못했다.
그러나 중국에는 운이 따랐다. 조편성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등 강호를 피해 비교적 수월하게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천적’인 한국과 일본이 개최국이어서 또 다른 걸림돌을 피해갔다.
그렇더라도 어쨋든 중국은 월드컵에 나가게 됐다. 남은 관심은 앞으로 중국축구가 어떻게 발전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일찌감치 월드컵 진출을 결정지었지만 중국축구는 아직 세계 수준과는 거리가 멀다.
아시아권에서도 정상이라고 보기 힘들다. 지금 당장 우리 대표팀과 경기를 한다고 해도 승산은 우리에게 있다고 본다. 월드컵을 통해 중국은 그동안 한번도 부딛쳐보지 못한 ‘세계의 벽’을 실감할 것이다. 월드컵에서 중국이 자기팀보다 실력이 떨어지는 나라와 한 조에 속할 가능성은 없다.
보라 밀루티노비치 감독은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세트 플레이에 중점을 두는 전술을 구사한다. 아시아 예선에서는 통했지만, 그의 축구가 세계 강호를 상대로도 통할 것인지는 의문이다. 밀루티노비치 감독의 축구는 판즈이, 순지하이, 리웨이펑, 리티에 등 좋은 선수들의 능력을 100% 발휘하게 한다고 보기는 힘들다. 중국 선수들은 앞으로도 많은 경기 경험을 더 쌓아야 하고 새로운 전술의 개발도 필요하다.
그렇지만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 있다. 중국의 풍부한 인적 자원과 잠재력이 그것이다. 중국은 일찍부터 유소년 축구를 활성화하고 우수한 선수들을 해외에 진출시켜 월드컵 본선 진출의 꿈을 이뤄냈다. 내년 월드컵을 통해 중국에 ‘축구붐’이 불어닥친다면, ‘잠재력의 나라’중국이 멀지않아 아시아 축구의 맹주로 도약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