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디 존슨
‘빅 유닛’ 랜디 존슨(38·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은 ‘가을 축제’라는 포스트시즌에서는 그동안 영 힘을 못썼다. 시애틀에서 뛰던 95년 뉴욕 양키스와의 아메리칸리그(AL) 디비전시리즈에서 2승을 거둔 뒤 99년까지 6차례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았으나 모두 패전의 멍에를 뒤집어쓴 것. 2m8의 큰 키에 어울리지 않게 ‘큰 무대에 약한 새 가슴’이어서 그럴까.
올해에도 존슨의 이런 포스트시즌 징크스는 깨지지 않았다. 올 정규시즌에서 존슨은 21승(6패)을 올렸고 평균자책(2.49)과 탈삼진(372)에서 모두 1위에 올라 자신의 4번째 사이영상 수상이 유력한 상황.
하지만 11일 애리조나주 피닉스 뱅크원볼파크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내셔널리그(NL)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다시 패전 투수가 됐다. 8이닝 동안 홈런 1개를 포함해 6안타로 3실점, 팀의 1-4 패배를 자초한 것. 전날 1차전 선발로 나선 팀 동료 커트 실링이 완봉승을 거둔 것과 대조적이다. 이로써 존슨은 포스트시즌 최다인 7연패에 빠지며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애리조나는 이날 패배로 세인트루이스와 1승1패로 맞섰다.
1차전에서 실링의 완벽에 가까운 투구에 등판 기회를 못 잡았던 애리조나 김병현은 이날은 팀이 지는 바람에 또다시 한국인 선수 최초의 포스트시즌 출전을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김병현은 13일 세인트루이스의 홈구장인 부시스타디움으로 자리를 옮겨 치르는 3차전에서 포스트 시즌 첫 등판을 노린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휴스턴에서 열린 NL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서 8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진 선발 톰 글래빈을 앞세워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1-0으로 눌렀다. 2연승을 달린 애틀랜타는 남은 경기에서 1승만 보태면 챔피언십시리즈에 오르게 된다.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에 합류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월드시리즈 4연패를 노리는 뉴욕 양키스와의 AL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5-3으로 이겨 서전을 장식했다. 뉴욕 양키스의 선발 ‘로켓맨’ 로저 클레멘스는 홈런 1개를 포함해 안타 4개와 2점을 내주고 4이닝 만에 오른쪽 허벅지 부상을 호소하며 강판, 패전투수가 됐다.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