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초 두산의 공격에서 1루 주자 홍원기가 정수근의 내야 땅볼에 현대 유격수 박진만에게 포스 아웃되고 있다
정규시즌에서 20홈런 이상을 쳐낸 박경완-퀸란-박진만이 이끄는 현대의 하위타선은 웬만한 팀의 클린업 트리오를 능가하는 파괴력을 자랑한다. 반면 두산은 우즈-심재학-김동주의 상위타선은 최강이지만 하위타선이 빈약한 게 흠.
그러나 기록은 확률에 불과할 뿐 승부를 결정짓는 요소는 아니다. 13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현대의 플레이오프 2차전이 바로 그랬다.
이날 현대의 막강 하위타선은 침묵을 지킨 반면 안경현-홍성흔-홍원기가 이끈 두산의 하위타선은 팀의 10안타 중 8안타을 쳐 5타점을 합작해냈다.
결승타는 ‘미남 포수’ 홍성흔의 몫이었다. 전날 1차전에서 선제 1타점을 올리며 4타수3안타로 활약한 홍성흔은 2회 심재학의 볼넷과 안경현의 좌전안타로 만든 2사 1, 2루에서 좌중간을 꿰뚫는 2루타로 팀의 2-0 리드를 이끌었다.
▼관련기사▼
- '준비된 포수' 홍성흔
- 김인식감독 번트작전 성공
- 양팀 감독의 말
- 두산 홍성흔, 플레이오프의 새 희망
두산은 초반 팽팽한 투수전 끝에 2-1로 쫓긴 6회에 심재학의 2루타에 이은 안경현의 좌전 적시타로 1점을 보탰고 7회에는 좌전안타를 치고 나간 홍성흔을 1루에 두고 홍원기가 현대의 바뀐 투수 김수경으로부터 승부에 쐐기를 박는 좌월 2점 홈런을 뿜어내 전날 뼈아픈 실책에 대한 ‘속죄’를 했다.
두산의 외국인 투수 콜은 선발로 나서 9안타를 맞았지만 1실점만 하는 노련한 투구로 ‘선발 부재’로 고민했던 김인식 감독의 주름살을 펴게 했다.
결국 5-3으로 승리한 두산은 1차전 역전패를 설욕하며 1승1패로 5전3선승제의 플레이오프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3차전은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zangpabo@donga.com
△두산 김인식 감독=선발 콜이 생각 이상으로 잘 던졌다. 3루수 김동주가 발목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어서 내야 수비진을 짜는 데 어려움이 있다. 3차전에는 조계현과 이혜천 가운데 한 명을 선발로 내세우겠다.
△현대 김재박 감독=1승1패를 기록했지만 2경기 모두 끌려가는 게임 내용을 보였다. 두산 타자들에게 힘에서 밀린 것 같다. 원점으로 돌아간 만큼 다시 시작하겠다. 3차전이 매우 중요하므로 총력을 다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