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흔
“한국시리즈 속편 아닙니까.”
두산에 현대와의 이번 플레이오프는 지난해 한국시리즈의 연장선상에 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현대와 맞붙어 7차전까지 가는 사투를 벌인 끝에 아깝게 패한 기억 때문.
12일 1차전에서 패한 뒤 두산의 한 선수는 “한국시리즈 8차전에서 패했다”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지난해 우승문턱에서 주저앉은 아픔을 씻어내겠다는 투지를 불태운 두산은 그 어느 때보다도 현대의 장단점에 대한 연구에 몰두했다. 특히 두산의 ‘안방마님’ 홍성흔은 지난해 현대 우승의 주역이었던 현대 퀸란을 꼼꼼하게 분석했다. ‘모 아니면 도’라는 식으로 무조건 ‘한방’을 노리는 퀸란의 약점인 바깥쪽 슬라이더와 변화가 심한 구질이 먹혀들 것으로 봤다. 홍성흔의 이같은 예상은 플레이오프에서 그대로 적중해 퀸란은 영 맥을 못췄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0.346에 홈런 3개로 10타점을 올린 퀸란이 1차전에서 4타수 무안타(삼진 2개)에 이어 13일 2차전에서도 3타석 연속 삼진의 수모를 당한 것.
“타격 감각이 좋으면 투수 리드가 더 잘된다”는 홍성흔은 타석에서도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더욱 신바람나게 마음먹은 대로 사인을 보낼 뒷심이 생긴 홍성흔은 ‘준비된 포수’가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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