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경기는 2대1, 한점차의 아슬아슬한 리드를 지키던 두산이 6회초 공격에서 1점을 추가하면서 두산 쪽으로 기울었다.
6회 선두타자 심재학이 2루타를 치고나간 만든 무사2루의 찬스. 두산의 김인식 감독은 '웅담포' 김동주에게 초구 번트를 지시했다. 평상시 김인식감독의 스타일대로 라면 있을수 없는 작전. 아마 이순간 김감독의 뇌리에는 전날 당한 역전패의 악몽이 떠올랐을 수도 있다.
어쨌든 두산으로서는 추가 득점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김동주는 희생번트를 성공시켜 1사 3루를 만들어 놓았고, 이어 포스트시즌들어 최고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는 안경현이 좌전 적시타를 날려 김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두산의 3대1 리드. 기세가 오른 두산은 7회 홍원기의 투런홈런으로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현대는 7회 1대3으로 뒤진 상황에서 김수경을 마운드에 올렸다가 두산의 홍원기에게 2타점 결승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결과는 나빴지만 적절한 투수교체 타이밍이었다. 선발 테일러는 이미 101개의 공을 던져 한계 투구수에 이르렀고 신철인은 전날 2이닝을 던져 나올 수 없는 상황이었다. 현대 벤치는 김수경 외에 전준호, 송신영 등을 내세울 수도 있었지만, 김수경의 경험을 신뢰했던 것 같다. 거기다 김수경이 페넌트레이스 막판 컨디션을 점점 회복했기 때문에 포스트 시즌에서도 통할 수 있는지 시험해 보고 싶었을 것이다.
최민/동아닷컴기자 mogu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