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겼다.' 애리조나 선수들이 워맥의 적시타로 승리가 확정되자 일제히 그라운드로 뛰쳐나오고 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3승2패로 물리치고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했다.
애리조나는 15일(한국시간) 홈구장 뱅크원 볼 파크에서 벌어진 세인트루이스와의 디비전시리즈 최종 5차전에서 1:1 동점이던 9회말 2사 2루에서 토니 워맥이 극적인 끝내기 안타를 터뜨려 숨막히는 승부에 종지부를 찍었다. ‘한국산 핵 잠수함’김병현은 불펜에서 열심히 몸을 풀었지만 선발 커트 실링이 끝까지 마운드를 지켜 등판기회를 잡지 못했다.
▼관련기사▼
- "최종 5차전서 결판내자"…뉴욕 양키스-시애틀 '기사회생'
애리조나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3연승을 거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대망의 월드시리즈 진출권을 놓고 7전 4선승제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격돌한다. 1차전은 17일 애리조나의 홈에서 벌어진다.
한편의 각본없는 드라마였다.
애리조나는 1:1 동점이던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에서 이번시리즈 들어 단 하나의 안타도 치지 못했던 선두타자 매트 윌리엄스가 선발 매트 모리스를 구원 등판한 데이브 버리스에게 우월 2루타를 뽑아내 승기를 잡았다. 후속타자의 보내기 번트는 당연한 수순. 애리조나는 커트 실링 타석에 대타 데이비드 델루치를 기용하며 마지막 승부를 걸었다. 물러설수 없는 세인트루이스는 스티브 클라인을 3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렸다. 애리조나는 곧바로 그렉 콜번으로 대타를 교체했고 콜번은 병살타로 이닝을 마무리하려는 세인트루이스 벤치의 작전으로 고의 4구를 얻어 1사 1-3루가 됐다.
타석에는 토니 워맥. 한점이 필요한 애리조나는 볼카운트 1-1에서 워맥에게 스퀴즈 번트를 지시했다. 하지만 워맥은 배트에 공을 맞추지 못해 홈으로 파고들던 3루 주자만 런다운에 걸려 아웃, 득점기회는 무산되는 듯 했다. 그러나 애리조나 봅 브랜리감독은 2사 2루에서 발빠른 바티스타를 대주자로 기용하며 승리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았고 결국 브랜리 감독의 용병술은 적중했다.
워맥은 번트실패에 대한 부담감을 이겨내고 좌중간안타를 때려냈고 바티스타는 워맥의 짧은 안타에도 불구하고 기민한 주루플레이로 홈을 밟아 승리를 확정지은 것.
애리조나선수들은 승리가 확정된 후 그라운드로 뛰어나가 서로 껴안으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반면 세이트루이스 선수들은 믿어지지 않는 다는 듯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쳐다보며 더그아웃을 떠나지 못했다. 몇몇 선수들은 굵은 눈물을 떨구었다.
이날 경기는 1차전과 마찬가지로 팽팽한 투수전으로 전개됐다.
승리투수가 된 실링은 8회 2사 후 JD드류에게 불의의 우월 동점 솔로 홈런을 얻어맞긴 했지만 9이닝 6안타 1볼넷 1실점의 눈부신 호투를 선보였다. 실링은 9회 첫 타자 짐 에드먼즈의 중전안타와 보내기번트로 1사 2루의 실점 위기를 맞았지만 에드가 렌테리아와 마이크 맷스니를 연속 삼진으로 솎아내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34살의 ‘노장’ 실링은 9회말에도 최고구속 98마일(158km)의 직구를 뿌리는 괴력을 과시하며 9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디비전시리즈 2승에 방어율 0.50.
반면 1차전에서 7이닝 1실점의호투에도 불구하고 ‘패전의 멍에’를 썼던 세인트루이스 선발 매트 모리스는 이날도 8이닝 7안타 1실점으로 실링과 대등하게 맞섰지만 타선 불발로 승리를 챙기지 못하는 불운에 울었다.
애리조나는 4회 선두타자 레지 샌더스가 세인트루이스 선발 매트 모리스의 3구째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아치를 그려 1:0으로 앞서나갔다.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