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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대박공연 제조기 '좋은 콘서트'의 최성욱 대표

입력 | 2001-10-15 18:35:00


가요계의 요즘 화두는 “‘좋은콘서트’를 주시하라”다. ‘좋은콘서트’는 가수들의 대중 공연을 전문으로 하는 공연기획사. 최근 연예계에서 화제를 낳는 대형 공연이 대부분 ‘좋은콘서트’의 ‘작품’이다. ‘좋은콘서트’의 내년 사업 일정은 스타들의 공연으로 이미 꽉 짜여져 있다.

이 기획사를 이끌고 있는 사람은 20대의 최성욱 대표(28). 그는 1997년 말 첫 공연을 기획한 이후 4년 만에 연예계의 ‘무서운 아이’로 성장했다.

#‘대박’ 제조기

최 대표가 기획한 40여개의 공연은 하나를 빼고 모두 히트했다. ‘이문세의 독창회’ ‘시월에 눈 내리는 마을’ ‘이승철 라이브 토요일 밤의 열기’ ‘김현철 총각파티’ ‘이소라 에브리원 세즈 아이 러브 유’ 등이 그가 기획한 대표적인 공연들.

올해 두번째인 ‘이문세의 독창회’는 전국 15개 도시를 순회하면서 전석 매진을 기록했고 9월에 앙코르 무대를 가졌다. 일본 도쿄와 미국 워싱턴에서도 매진을 기록한 데 이어 연말에 세번째 공연을 갖는다.

그가 기획한 공연 가운데 히트하지 못한 것은 올 여름 열렸던 ‘펑키 보이즈’. 젊음의 음악인 록을 내세웠으나 관객 동원에 실패했다.

최 대표는 “펑키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이 구체적이지 못했다”고 실패 원인을 분석하고 “내년에 더 명확한 컨셉트로 록 공연을 열겠다”고 말했다.

#성공 비결

그의 마케팅 전략은 가수의 인기에 의존하지 않고 공연 자체를 브랜드화하는 것. 먼저 공연의 구체적인 주제와 개념을 설정한다. 거기에 가수의 지명도를 붙이면 시너지 효과가 폭발한다는 것이다.

그가 기획한 ‘시월에 눈 내리는 마을’ ‘이문세의 독창회’이 대표적인 사례.

‘시월에 눈 내리는 마을’은 첫 눈을 보고 싶은 연인들의 심리를 파고 들어 이를 브랜드화했다. 가을의 절정인 10월에 연인들을 위한 콘서트를 열면서 제설기를 동원해 공연 도중 하늘에서 실제 눈이 내리도록 한 것.

‘이문세의 독창회’는 이문세라는 중견 발라드 가수와 클래식 용어인 독창회라는 단어를 조합해 ‘듣는 음악’을 강조한 것.

그는 회사 이름인 ‘좋은콘서트’자체를 브랜드화시키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이를 위해 ‘좋은콘서트-테마가 있는 여행’ 등 ‘좋은콘서트’의 이름을 앞세운 공연 상품을 내놓고 있다. 또 팬들의 전폭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1998년부터 회원제를 도입했다. 현재 회원은 24만여명. 이들중 5%만 표를 사도 웬만한 대형 공연은 대박이다.

#그는 누구?

그는 아직 연세대에 재학중이다. 4수 끝에 입학했으나 ‘사업’ 때문에 8년째 대학을 다니고 있고 학생회 간부로도 활동했다. 6학점이 남았으므로 이번 학기에 졸업할 예정.

그가 공연 기획에 뛰어든 것은 연세대 학생회가 주최하는 콘서트를 담당했던 게 계기가 됐다. 그는 “공연 기획은 앞으로 미래산업 중 가장 유망한 사업 분야의 하나”라고 신세대 답게 당당하게 말했다.

그의 주머니는 늘 비어 있다. 수입은 모두 재투자하기 때문에 돈이 늘 모자란다. 서울 남산 1호 터널의 혼잡 통행료 2000원이 없을 때도 있다. 그는 “사업가인 아버지가 물려주신 가장 중요한 자산이 ‘절약’”이라고 말했다.

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