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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포커스]"네 죄를 사하노라"

입력 | 2001-10-17 11:37:00


골리앗 김영현이 명예회복에 나설수 있게 됐다.

김영현은 지난 9월 천안장사대회에서 비신사적인 행위를 한 대가로 '해외대회 포함 3개대회 출전자격정지 및 벌금 500만원'의 중징계를 받았었다. 그러나 15일 열린 연맹 징계위원회에서 징계를 완화하여 해외대회와 벌금 500만원을 빼고 2개대회 출전자격정지로 수정 결정했다.

김영현은 추석장사대회 불참등 앞으로 예정된 올해 잔여경기에 출전이 불투명했으나 이번 결정으로 11월초에 예정된 함양장사를 제외한 나머지 대회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상대선수를 고의적으로 부상을 입혀 천하장사에 올랐다는 오명을 벗기위한 좋은 기회가 주어졌다.

지난 9월 천안장사대회 이태현과의 백두급 결승에서 9차례나 장외로 굴러 떨어지는등 치열한 경기를 펼치다 결국 밀어치기가 원인이 되어 이태현이 경기장 바닥에 부딪히며 심각한 부상을 입게 되었고, 이후 백두급 장사에 올라 주위에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야 했다.

지난 보령대회 결승전에서도 김경수가 김영현의 밀어치기에 경기장 바닥으로 떨어져 부상을 당해 일부 대회에 출전을 못했던 전력이 있어 석연치 않은 경기운영을 하며 반칙성에 가까운 밀어치기를 한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그러나 김영현의 밀어치기에만 비난을 퍼붓기에는 억울함이 좀 있었다.

민속씨름의 경기장 규격이 217cm의 최장신 김영현에게는 좁기 때문이다. 지름 10m의 경기장에서 100㎏이상인 백두급 선수들이 힘겨루기를 하기에는 턱없이 좁아 너나 할것없이 70㎝ 높이의 모래판에서 보호시설 없는 바닥으로 떨어지는게 현실이다. 여기에 217cm, 100kg이 넘는 거구다 보니 움직임이 둔하고 별다른 기술이 없다보니 힘에서 앞서는 밀어치기 기술을 내세워 저돌적으로 상대 선수를 재압하고, 조금만 밀리다보면 경기장 바닥으로 떨어지니 공포에 대상이 될 수 밖에 없었다.

거기다 다른 선수보다 지나치게 승부욕이 강해서 앞뒤가리지 않고 경기에 집중하다보니 경기장 밖으로 떨어지는 것은 기본이고, 몸사리지 않는 경기 운영을 하다보니 자신은 물론 상대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는 것은 흔한 일이 되어 버렸다.

남들보다 큰 키에 남들보다 좀 강한 승부욕에서 생긴 사태를 계획적인 밀어치기로 상대를 부상입혀 장사에 오르려 했다는 의혹을 받는 처사가 못내 억울했다.

체구가 커져가는 씨름선수들에 맞게 경기장을 보완하지 못한 연맹이나 부상이 예상되는 상황을 미리 막지 못한 심판진에 사태의 책임을 물어야 했건만 일방적으로 가해자에 멍애를 써야만 했던 김영현이다.

그러나 이제 의혹에 그늘에서 조금 벗어나게 되어 조금은 마음이 편하게 됐다.

가뜩이나 동료선수를 부상입혀 비난여론에 심적으로 위축된터라 3개 대회 출전금지로 자칫 경기감을 잃어 슬럼프 아닌 슬럼프에 빠질 뻔한 상황에서 조금이나마 자신의 입장이 반영되어 징계수위가 낮아지게 되어 다시 경기장에 나서게 되어 안정을 되찾게 되었다.

이번 징계조정으로 공포의 밀어치기, 부정한 천하장사라는 꼬리표를 땔수 있는 좋은 기회를 잡은 김영현이 명예회복을 할 수 있을지 함양대회이후 열릴 뉴욕대회에서 그의 경기가 기대된다.

[제공:http://www.enter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