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과세에 2년간 세액공제를 투자금액의 5, 7%씩 각각 받는 장기주식저축(밸류코리아) 신상품은 주식의 장기보유를 유도하기 위한 정책적 상품이다. 여기에는 증시를 떠받치기 위해 일반투자자들의 자금을 끌어들이려는 의도가 깔려있다.
현 정부 들어 시장을 살리기 위한 정책적 간접투자상품(펀드)은 밸류코리아를 포함해 7개에 이른다(표 참조). 정부는 비과세나 세금우대 세액공제 등의 당근을 주면서 투자자들을 유혹했다. 국민의 돈으로 생색을 내면서 조세권을 휘두른 셈이다.
정책적 펀드는 99년 12월 하이일드펀드가 나오면서 처음으로 시장에 등장했다. 투기등급(신용등급 BB+이하) 회사채가 제대로 유통되지 않아 관련 기업들의 자금줄이 막히자 정부가 세금우대를 내세워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아들였다. 정부는 투기등급 회사채에 투자하는 첫 펀드의 고유명사를 하이일드펀드로 정했다. 투기등급 회사채에 투자하면 고수익(하이일드)을 얻을 수도 있지만 그 이면에 고위험(하이리스크)이 도사리고 있다는 점은 제대로 알리지 않은 셈이다. 자산유동화(ABS)증권이 활성화되자 이를 흡수하기 위해 2000년 2월 후순위채(CBO)펀드를 내놓았다. 이 펀드도 2000만원까지는 세금우대 혜택을 줬다. 지난해 말에는 투기등급 회사채에 투자하면 아예 세금을 물리지 않는 비과세고수익펀드를 탄생시켰다.
투기등급 회사채가 주기적으로 금융시장을 뒤흔들자 정부는 올해 비과세 고위험고수익펀드를 만들었다. 또 작년말까지 판매했던 비과세펀드는 영업기반이 허약해진 투신권을 살리기 위한 상품이었다. 이 때문에 이 펀드는 은행과 자산운용사에는 허용하지 않았다.한편 증시가 하락세를 면하지 못하자 작년말에는 비과세와 세액공제 혜택을 이중으로 주는 근로자주식저축펀드를 내놓았다. 세금을 물리지 않는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낸 세금까지 돌려주는 첫 단추가 꿰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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