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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스타]파라과이 '골 넣는 골키퍼' 칠라베르트

입력 | 2001-10-17 23:17:00


퀴즈 하나. 거스 히딩크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이 파라과이 대표팀 감독이라면 ‘골넣는 골키퍼’ 호세 루이스 칠라베르트(36·프랑스 스트라스부르)를 발탁할까?

팀 프리킥 찬스 때면 골문을 박차고 나와 동료 선수들을 밀쳐내고 직접 슛을 날리는 괴짜 골키퍼. 성난 불독처럼 페널티지역을 어슬렁거리다 여차하면 상대 선수나 심판과 삿대질을 하는 말썽꾸러기.

아마도 정답은 ‘노(No)’일 것이다. 칠라베르트에 비하면 ’양반축’에 드는 김병지가 대표팀에서 퇴출당한 것을 보면 미뤄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칠라베르트가 철옹성을 구축한 파라과이는 18일 현재 2002월드컵축구 남미지역 예선에서 승점 30으로 본선 진출을 확정한 선두 아르헨티나(승점 39)에 이어 조 2위에 올라있다. 14일 지역 6위에 그친 콜롬비아와 마지막 한 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이변이 없는한 본선 진출이 확정적이다.

칠라베르트는 이번 월드컵 예선에서 무려 4골을 차넣었다. 앞서 5월27일 프랑스 생드니 구장에서 열린 아미앵과의 프랑스컵 결승전 승부차기에서는 ‘막고 넣는’ 원맨쇼로 팀에 35년만의 우승컵을 바쳤고 99년 11월 아르헨티나 프로 무대에선 페널티킥으로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89년 국가대표로 선발된 이후 A매치(국가대표팀간 경기)에서만 통산 56골을 뽑아냈으니 웬만한 스트라이커를 능가한다. 그가 내년에 월드컵 본선에서 골을 넣은 사상 첫 골키퍼가 되겠다고 벼르는 것도 바로 이같은 자신감에서다.

그렇다면 과연 그의 유명세가 단순히 골기록 때문만일까.

칠라베르트는 97,98년 2년 연속 국제축구역사통계연맹(IFFHS)이 선정하는 올해의 최우수 골키퍼에 선정됐다. 98프랑스월드컵에서도 우승팀인 프랑스의 바르테즈를 제치고 최우수 골키퍼로 뽑혔다. 97년 월드컵 남미지역 예선 16경기에서 14골만 허용하며 팀을 조 2위로 이끌었고 이듬해 본선에서도 1라운드 3경기에서 단 1실점만 허용, 팀을 16강에 올린 공을 인정받았던 것이다.

이제 만 40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그의 기량은 여전하다. 칠라베르트가 절반 이상 주전으로 나선 파라과이는 이번 지역예선 16경기에서 14골을 허용했을 뿐이다. 칠라베르트는 이에 대해 “대부분 선수들은 감독이 시키는대로만 하고 그라운드를 떠나지만 나는 늘 홀로 남아 부족했던 부분을 생각하고 또 이를 보완하기 위해 땀을 흘린다. 프리킥도 절로 넣는게 아니라 매일 최소 120회 이상 연습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다시 퀴즈 하나.기회가 되면 히딩크 감독은 칠라베르트를 기용할까.

◇칠라베르트는 누구

△생년월일〓65년 7월27일

△출생지〓파라과이 루크

△체격〓1m88, 90㎏

△포지션〓골키퍼

△프로경력〓세로 포르테(파라과이)-산 로렌조-벨레즈 사르스피엘드(이상 아르헨티나)-스트라스부르(프랑스)

△월드컵 성적〓98프랑스월드컵 출전, 4경기에서 2실점.

△통산 A매치 골기록〓56골

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