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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알쏭달쏭한 영화 장르 소개 유행 "튀고 보자"

입력 | 2001-10-18 18:49:00


‘코믹 살롱 무비.’

22일 촬영을 시작하는 ‘버거 소녀’ 양미라 주연의 ‘달려라 덕자’의 보도자료는 이 영화의 장르를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기자는 호기심 끝에 전화로 영화 홍보사 측에 물어봤다. “살롱 무비가 뭡니까?”“아, 예. 영화의 주무대가 룸살롱이거든요. 주인공 덕자가 룸살롱에서 왕마담이 되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린 거예요.”

좀 어이없는 홍보사 측의 답변이었다. 영화의 장르 구분은 대개 작품의 특성과 마케팅 기법이 가미돼 결정된다. 하지만 요즘에는 액션, 멜로, 코미디, 스릴러 등 전통적인 용어로는 설명이 어려운 단어들이 자주 등장한다.

‘순정영화’를 표방한 ‘와니와 준하’(11월23일 개봉)는 그래도 좀 낫다. 제작사인 ‘청년필름’의 곽신애 기획실장은 “만화적인 상상력이 많이 활용되고 실제 작품에서도 애니메이션이 7분 가량 사용된다”면서 “젊은 남녀의 사랑을 그렸지만 그냥 멜로라고 하기에는 설명이 부족한 것 같아 순정영화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11월 개봉되는 ‘흑수선’은 ‘미스터리 액션 블록버스터’, 내년 1월 선 보이는 ‘아프리카’는 우연하게 권총을 손에 넣은 네 여성의 모험을 그렸다며 ‘프리티 액션 로드 무비’라고 주장한다. 12월 개봉 예정인 ‘화산고’는 ‘테크노 학원 무협’이다.

알쏭달쏭한 이름 붙이기는 98년 ‘코믹 잔혹극’으로 흥행에 성공한 ‘조용한 가족’(서울관객 34만명) 이후 본격화돼 왔다. 99년 ‘주유소 습격사건’(96만 명)은 한발 더 나아가 코믹 통쾌극이었다.

한 영화관계자는 “기존 장르가 영화를 설명하는 데 충분하지 못한 면도 있지만 지나치게 마케팅 차원의 조어가 많다”고 꼬집으면서 “관객은 포장보다는 내용물을 더 중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g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