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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시즌]토종-용병 홈런왕 "장군멍군"

입력 | 2001-10-21 18:20:00

이승엽 - 우즈.


“이승엽에게 너무 빨리 동점홈런을 맞은 게 컸다.”

20일 한국시리즈 1차전이 끝난 뒤 패인을 묻자 두산 김인식감독은 삼성 이승엽의 솔로홈런을 첫 번째로 지적했다.

그의 말대로 이승엽(25)의 홈런 한방은 이날 승부의 결정적인 분수령이 됐다. 1-3으로 뒤진 두산이 4회말 3득점으로 역전에 성공, 기세를 올린 뒤 맞은 5회초. 선두타자 이승엽은 두산 선발 빅터 콜의 한복판 직구 실투를 놓치지 않고 그대로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는 중월 1점홈런으로 4-4 동점을 만들었다. 분위기가 가라앉던 삼성선수단이 이 홈런에 탄력을 받은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

이승엽은 “직구를 노리고 있었는데 마침 치기 좋은 코스로 공이 들어왔다. 최근 타격컨디션이 좋은 편은 아니었는데 이 홈런이 상승세의 계기가 될 것 같다”며 한국시리즈 1차전 홈런을 즐거워했다.

그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타석에 들어설 때면 나오는 노래는 가수 엄정화의 ‘페스티벌’.이는 54홈런 신기록을 세운 99년 시즌 틀어준 음악이었다. 이승엽은 “가장 타격이 좋았던 그때처럼 잘 치고 싶어 구단에 다시 요청했다”고 밝혔다. 한국시리즈 우승 뒤 미국 프로야구로 떠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는 그로선 처음이자 마지막 무대가 될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팬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싶다는 각오가 남다르다는 의미.

이승엽의 라이벌 우즈(32)도 간판타자다운 모습을 보였다. 그는 0-3으로 뒤진 4회 삼성 갈베스로부터 솔로홈런을 빼앗아내 두산 타선에 불을 지폈다. 이 홈런으로 우즈는 김성한(현 기아감독)을 제치고 포스트시즌 10홈런으로 신기록을 달성.

둘의 관계는 우즈가 98년 한국프로야구에 입문한 이후 형성된 ‘선의의 라이벌’. 당시 우즈에게 홈런타이틀을 빼앗긴 이승엽은 “밤에 우즈의 꿈을 꿀 정도로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털어놔 화제를 모았었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나란히 대포를 날린 이승엽과 우즈는 남은 경기에서도 팀의 우승을 좌우할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1차전에서 삼성은 4-4로 맞선 8회말 2사 3루에서 김태균의 결승타에 이어 김종훈이 2타점짜리 2루타로 쐐기를 박아 7-4 승리를 장식했다.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