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모비스 오토몬스(전 기아)의 야전사령관 강동희(35)는 최근 두 가지 큰 변화를 겪었다.
첫번째는 처음으로 머리를 노랗게 물들인 것. 강동희는 플레잉코치를 겸하고 있는 허재(36·삼보엑써스)를 제외하고는 프로농구 최고참.
대학을 졸업한 지 어언 12년째. 띠동갑 어린 후배들과 코트를 같이 뛸 때면 후배들이 자신을 어려워하는 것을 눈치로 알아챘다. 그래서 시도한 것이 신세대들에게 동질감을 줄 수 있는 머리 염색.
두번째는 “술을 끊었다”고 공공연하게 밝힌다는 것. 강동희는 21일 밤 평소 친하게 지내는 고교 동기생들과 자리를 함께 하며 ‘마지막 잔’으로 목을 축인 뒤 금주선언을 했다. 평소 허튼 약속을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그이기에 금주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평생 속병을 모르고 살아온 강동희는 올해 건강검진에서 위염판정을 받았다. 무쇠도 녹일 수 있던 체력도 나이의 흐름을 거역할 수는 없었던 것. 몸의 소중함을 뒤늦게 깨달은 그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운동량을 소화해 자유계약선수로 5월 계약할 당시 0.1t이 넘던 체중을 그동안 10여㎏이나 뺐다.강동희의 금주소식에 아쉬워하는 것은 후배선수들이다. 강동희는
농구 후배들에게 술 잘 사주기로 소문나 있다. 든든한 ‘물주’가 없어졌으니 올 농구판에 알코올 냄새 맡기는 힘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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