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과비평사가 주관하는 창비신인문학상 수상작이 결정됐다.
시 부문은 최금진씨 < 사랑에 대한 짤막한 질문 > 외 4편, 소설 부문은 권채운씨 < 겨울 선인장 >과 표명희씨 < 야경 >, 평론상은 이재영씨 이 각각 선정됐다. 당선작과 심사경위, 상세한 심사평은 11월 발간될 계간 < 창작과 비평 > 겨울호에 실린다.
시상식은 내달 30일 오후6시 서울 세종로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문의 창작과비평사 계간지팀(02-703-9805).
▶ 다음은 시 당선작중 한편.
< 사랑에 대한 짤막한 질문 -나는 당신의 무엇이었을까 >
차는 계곡에서 한 달 뒤에 발견되었다
꽁무니에 썩은 알을 잔뜩 매달고 다니는
가재들이 타이어에 달라붙어 있었다
너무도 완벽했으므로 턱뼈가 으스러진 해골은
반쯤 웃고만 있었다
접근할 수 없는 내막으로 닫혀진 트렁크의
수상한 냄새 속으로 파리들이 날아 다녔다
움푹 꺼진 여자의 눈알 속에 떨어진 담뱃재는
너무도 흔해빠진 국산이었다
함몰된 이마에서 붉게 솟구치다가 말라갔을
여자의 기억들은 망치처럼 단단하게 굳었다
흐물거리는 지갑 안에 접혀진 메모 한 장
< 나는 당신의 무엇이었을까 >
헤벌어진 해골의 웃음이
둘러싼 사람들을 물끄러미 올려다보고 있었다
나는 무엇, 무엇이었을까...... 메아리가
축문처럼 주검 위에 잠시 머물다가 사라져갔다
▶ 아래는 창작과비평사가 제공한 보도자료
「보도자료 1」 제1회 창비신인시인상 발표: 당선자 최금진
당선작: 최금진「사랑에 대한 짤막한 질문」외 4편
최금진
▷ 당선자 약력: 최금진(崔金眞) : 1970년 충북 제천 출생. 춘천교육대학교 졸업. 현재 경희사이버대학교 미디어문예창작과 재학중.
▷ 심사위원:
예심: 박영근(시인), 김기택(시인), 나희덕(시인)
본심: 이시영(시인), 김사인(시인·문학평론가)
▷ 본심 진출작: 총 850명의 응모자 중 아래 17명의 작품이 본심에 진출함.
권정현(안산) 「갈증 〓 a²+ b²」 외
김득수(영국) 「벽 1」 외
김문주(서울) 「겨울 내소사」 외
김성환(익산) 「쥐, 물소리」 외
문성해(인천) 「활엽수림 영화관」 외
박선경(서울) 「1초 24프레임 원시림」 외
박설희(수원) 「찢어진 북」 외
박진성(서울) 「론강의 별밤」 외
박해욱(대전) 「자작나무 앞에서」 외
성향숙(수원) 「낮잠」 외
송정호(서울) 「광화문 앞 개구리」 외
윤과녕(단양) 「새의 자리」 외
조동범(안양) 「도너츠의 여왕」 외
조현숙(대전) 「누에의 방」 외
채상우(고양) 「비는 수직으로 내리지 않는다」 외
최금진(제천) 「사랑에 대한 짤막한 질문」 외
최율(서울) 「정열식물원」 외
「보도자료 2」 제4회 창비신인소설상 발표: 공동당선자 권채운·표명희
공동당선작: 권채운「겨울 선인장」/ 표명희「야경(夜景)」
권채운
표명희
▷ 당선자 약력
권채운(權彩運) : 1950년 충북 진천 출생.
표명희(表明姬) : 1965년 대구 출생. 이화여대 독문과 졸업. 현재 중앙대 예술대학원 문예창작전문가과정 재학중.
▷ 심사위원:
예심: 성석제, 김인숙(이상 소설가), 진정석, 방민호, 백지연(이상 문학평론가)
본심: 송기숙(소설가), 최원식(문학평론가·인하대 국문과 교수)
▷ '심사평' 중에서: 권채운의 「겨울 선인장」은 우리 시대 노인들의 신산한 삶을 따듯한 필치로 그려낸 가작(佳作)이 아닐 수 없다. 성격묘사나 구성이나 문체나 단편의 묘미를 잘 발휘하였다. 그런데 신인으로서는 그 세계가 노성(老成)한 게 흠이다. 표명희의 「야경」은 감각이 상쾌하다. 암 수술의 후유증으로 서서히 멸망해가는 엄마를 둔 노처녀 딸이 병든 엄마가 잠 들면 스포츠센터로 밤 수영을 나가는 일상의 모험을 짐짓 냉정한 문체로 그려낸 작가의 역량이 돋보인다.
▷ 본심 진출작: 총 550편의 응모작 중 다음 5편이 본심에 진출함.
권채운 「겨울 선인장」
김한종 「겸손한 제안」
신이정 「그녀의 발꿈치」
조준호 「일상(日常)」
표명희 「야경(夜景)」
「보도자료 3」 제8회 창비신인평론상 심사결과 발표
당선작: 이재영(李在榮) < 상실의 세계와 세계의 상실―신경숙론 >
이재영
▷ 심사위원: 구모룡(문학평론가, 한국해양대 교수) / 김영희(문학평론가, 한국과학기술원 교수) / 임규찬(문학평론가, 성공회대 교수)
▷ 당선자 약력: 1963년 대구 출생. 서울대 독문과 졸업. 현재 베를린자유대학 독문학과 박사과정.
▷ '심사평' 중에서: 이재영씨의「상실의 세계와 세계의 상실―신경숙론」은 작품 전반을 종횡으로 넘나들면서도 치밀함을 잃지 않은 독해의 결과 작가의 작품세계에 대한 장악력이 돋보이는 한편, 장단점을 아우르는 균형잡힌 안목을 보여준다.
▷ 1차심사 통과작:
강계숙(서울)「"아름다운 廢人"의 연금술, 혹은 內通의 기록―황지우論」
김유경(인천)「리얼리즘, 그 상상계적 욕망―황석영『오래된 정원』읽기」
남용순(서울)「김기택론―『태아의 잠』『바늘구멍 속의 폭풍』『사무원』을 통해 본 아방가르드 의 가능성」
이동희(서울)「일상을 떠도는 죽음―황지우론」
이재영(독일)「상실의 세계와 세계의 상실―신경숙론」
diga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