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한국 사회에 ‘법률구조’란 말을 정착시킨 점이 뜻깊다고 생각합니다.”
24일 출범 45주년 기념행사를 갖는 한국가정법률상담소 곽배희(郭培姬·55·여) 소장은 22일 이 상담소의 성과를 이 같이 표현했다.
상담소는 1956년 한국 최초의 법률구조법인으로 출범한 이래 서울본부에서만 62만6906건, 전국적으로 총 157만1000여건을 상담하며 돈 없고 법도 잘 모르는 여성들의 든든한 ‘빽’이 돼 왔다.
또 58년, 77년, 89년 등 세 차례에 걸쳐 가족법 개정을 이끌어낸 것으로 유명하다. 상담소의 외형도 커져 현재 서울본부 산하에 전국 29개 지부를 거느리고 있다.
곽 소장은 29년간 상담소 일을 맡아왔다. 그는 “특히 89년 3차 가족법 개정으로 이혼시 여성이 재산분할 청구권을 인정받는 등 법적으로 70∼80% 정도의 남녀 평등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그는 나머지 20∼30%는 요즘 여성계가 힘을 쏟고 있는 호주제 폐지로 완성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혼이 늘어나고 ‘독신 가정’ 등이 생기는 요즘 세태가 가정의 평화가 깨진 것이라는 일부의 지적과 관련해 “한쪽이 무조건 참고 희생하는 것이 행복한 가정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진정으로 행복한 가정은 가족 구성원이 평등한 가운데 존중하며 살아가는 곳이란 얘기다.
상담소의 당초 출범 기념일은 이 달 5일이지만 올해는 추석 연휴와 겹치는 바람에 기념식을 24일로 미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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