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식도 우유처럼 배달해 먹는다. 몇 해 전 미국산 분유 ‘시밀락’ 이 아파트촌 엄마들에게 인기를 끌었듯이 요즘은 ‘맞춤식’ ‘명품’ 등의 이름을 단 수제(手製) 이유식이 등장해 아기 엄마들을 유혹하고 있다.
직장인 원용구씨(33·경기 군포시 산본동) 부부는 요즘 18개월 된 아들 찬희에게 ‘닥터고 아기밥’ 에서 나온 이유식을 월 20만원을 주고 배달해 먹인다. 부인이 전업주부지만 양질의 재료를 써야 하고, 위생관리도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해 먹이는 게 더 힘들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업체들은 이 외에도 맞벌이 가정, 부부가 이혼한 가정의 주문 비율도 높다고 말한다.
전문 영양사가 유기농 식재료를 이용해 이유식을 만드는 ‘닥터고 아기밥’(www.agibob.co.kr) 이 생긴 이래 요즘은 ‘베베쿡’(www.bebecook.co.kr) ‘아기맘마’(www.agi21.com) 등이 후발 주자로 생겨나 배달망을 구축해 놓은 상태다.
이들 업체들은 아기 김치, 아기 철분쌀, 아기 간장 등 아기 전용 메뉴를 개발했다. 또 당근 토마토 호박 시금치 등 각종 채소 원재료의 영양을 살린 음식을 만들어 자라서도 아이들의 입맛이 이들 음식에 잘 적응되도록 했다. 대부분 생후 12개월부터 60개월까지 단계별로 이유식이 준비돼 있다.
하루 세끼를 한 달 동안 배달해 먹이는 데 약 20만원 정도가 든다. 일부에서는 ‘맞춤식’을 도입해 아이의 체질에 맞는 음식을 주문 생산해 주기도 한다. 이 경우 아이의 운동처방과 전문의의 정기 왕진 서비스까지 곁들여 한 달에 100만원 가까운 금액이 든다.
소아과전문의 고시환씨(37·서울 홍은소아과 원장)는 “가루로 된 이유식만 먹이는 것은 아이의 영양에 좋지 않다. 아이가 어릴 때부터 씹는 감각을 익혀야 턱관절과 치아가 발달하며 이로 인해 뇌운동도 활발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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