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법 민사합의27부(황성재·黃盛載 부장판사)는 12일 경기 수원시 모 사찰의 주지 후보였던 승려 정모씨(51)가 “불공정하게 진행된 주지선거가 무효임을 확인해 달라”며 대한불교 조계종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종교단체의 결정에 대해서는 자치권과 자율성을 보장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절차가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거나 정의에 어긋나는 것으로 인정될 경우 사법심사의 대상이 된다”고 전제했다.
재판부는 이어 “주지 후보자로 선출된 김모씨가 선거 직전까지 선거관리위원장을 겸임하고 있었고 선거당일 종단 간부들이 유권자들 앞에서 경쟁후보인 정씨를 집단폭행하는 등 분위기를 험악하게 만들었으므로 공정한 선거가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씨는 지난해 4월 조계종 총무원이 주지선출 선거에서 당선된 김씨를 임기 4년의 주지로 임명하자 “종법을 위반하고 폭력을 사용해 치러진 선거는 무효”라며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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