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머스 허버드 주한 미국 대사는 23일 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의 대북정책과 관련해 “부시 대통령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하던 일을 그대로 이어서 수행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부시 행정부의 고유한 정책을 한국 정부뿐만 아니라 북한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북-미대화 재개의 전제로 클린턴 행정부 말기와 같은 대북 유연 접근자세가 필요하다는 북한측의 요구를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해석된다.
허버드 대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총무 강신철·姜信澈) 초청 토론회에서 “(북한이) 분명히 이해해야 할 것은 미국의 행정부가 바뀌면 상황이 바뀐다는 사실”이라며 이같이 대북정책의 연속성을 부인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이 최근 기자회견에서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을 ‘의심 많고 비밀에 싸인 사람’이라고 말한 것은 북한이 북-미대화를 거부하고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취소하는 등의 태도를 취한 데 대한 단호함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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