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경찰 내부 정보보고서 유출 사건과 관련해 제주경찰서 임건돈(任建敦) 경사와 한나라당 제주도지부 김견택(金見澤) 조직부장을 24일 대검에 고발하기로 해 정치권과 경찰의 ‘고민’이 검찰로 넘어오게 됐다.
24일 고발장이 접수되면 수사는 제주지검이 맡을 가능성이 높다. 고발장이 대검에 접수되더라도 대검에는 현재 중앙수사부 외에는 수사 부서가 없고 중수부도 최근 발표된 검찰개혁 방안에 따라 수사 지휘 등의 역할만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제주지검의 수사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임 경사 등을 기소할 경우 공소 유지가 되느냐는 것이다. 검찰은 임 경사 등에 대한 구속수사는 어렵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어떻게 보면 월권 시비가 나올 정도로 법률상 유무죄 판단까지 하면서 영장을 기각했기 때문이다. 불구속기소도 공소유지가 가능하겠느냐가 문제.
민주당은 법원의 영장 기각 사유를 의식해서인지 ‘공무상 기밀 누설’ 대신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혐의로 고발하기로 했다. 해당 문건이 재작성된 시점이 최초 보고 시점과 50여일의 차가 나고 보고 내용과 문구 등이 한나라당의 주장과 맥이 닿아 있다는 점 때문이다.
그러나 검찰 간부 출신의 변호사는 “정치적인 수사(修辭)로서 보고서의 ‘몸통 의혹’ 등의 문구가 ‘허위’일지는 몰라도 민주당 김홍일(金弘一) 의원이 제주 휴양 사실을 인정했기 때문에 법률적으로 보고서 내용 자체를 ‘허위’라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일부 검사들은 여당이 정치 공세의 일환으로 검찰을 끌어들이려 한다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한 중견 검사는 “제주도에서 발생한 일이고 사건 관련자들도 모두 그쪽에 있는데 고발을 대검에 하는 행위 자체가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주목을 끌기 위한 제스처”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건의 직접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제주 지역 경찰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자칫하다가는 자신들이 ‘정치적 희생양’이 될 수도 있고 처신하기에 따라서는 예기치 못한 정치적 파장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제주 지역 경찰은 일단 민주당이 주장하는 ‘주문 생산을 거친 한나라당 경찰프락치사건’이라는 주장은 물론 한나라당의 ‘강압수사에 의한 야당 탄압’이란 지적에 동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정보 분야 경찰은 정당의 요구에 따라 경찰관이 내부 정보보고서를 별도로 작성해 보고한 뒤 문건을 고의로 유출시켰다는 민주당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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